대중화 재테크 수단된 ‘주식 투자’…경제 불황, 주가조작 이슈로 개미 투자자들 떠나

‘경기침체·주가조작’ 개미 투자자들, 주식은 손절 vs 그래도 주식이 낫다
아는 사람만 하던 재테크에서 언제부터인가 대중화가 된 ‘주식 투자’가 최근 들어 주춤한 모양새다. 장기화된 글로벌 경기 침체와 더불어 주가 조작으로 얼룩진 탓에 주식시장을 외면하는 개미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월급만으로 미래를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추가 소득을 위한 투자의 필요성은 높아지지만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은 다소 줄어들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현재 경제 및 재정 상황에 대한 불안감은 이전 조사와 비슷한 수준으로(53.7%(2021) → 58.4%(2022) → 59.1%(2023)),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위축된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특히 스스로의 계층 수준을 낮게 평가한 응답자일수록 경제 상황에 대한 불안도가 높게 나타났다.(중상층 이상 27.3%, 중간층 44.1%, 중하층 74.7%, 하층 94.8%)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이어지면서 고수익을 기대하는 투자 형태에도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시장 불안정성이 높은 부동산 투자(33.5%(2021) → 37.5%(2022) → 25.8%(2023))나 가상 화폐 투자(15.1%(2021) → 12.2%(2022) → 9.7%(2023))에 대한 관심은 줄어든 반면, 저축/예금(3.6%(2021) → 5.2%(2022) → 12.0%(2023)), 자기 계발을 통한 투자(3.2%(2021) → 5.0%(2022) → 8.4%(2023)) 등 ‘안정자산’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高 현상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자산 변동의 폭이 적은 투자를 선호하는 분위기로 변화되고 있었다.
‘경기침체·주가조작’ 개미 투자자들, 주식은 손절 vs 그래도 주식이 낫다
20대부터 주식 투자 ‘중단’…주식 투자 “수익에 대한 기대감보다 손실 불안감 커”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들에게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지를 물은 결과, 이전 조사 대비 감소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61.2%(2021) → 66.2%(2022) → 57.5%(2023)). 특히 20대 저연령층에서 주식 투자를 중단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는데(20대 29.6%, 30대 27.6%, 40대 24.0%, 50대 26.0%) 아무래도 경제적 수입이 안정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보니, 위험 부담이 큰 주식 투자에 어려움이 가중되었을 것으로 보여졌다.

주식 투자를 통한 기대 수익은 보통 10-20% 미만(31.0%)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었으며, 이전 조사 대비 고수익을 기대하는 응답은 감소했다. 여기에 수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34.2%)보다는 손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모습(36.1%)이었다.

주식 투자자들의 경우 활황기였던 2021년 대비 손실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17.2%(2021) → 48.3%(2022) → 53.7%(2023)) 투자 열기가 한풀 꺾인 이유를 또 한번 확인했다. 주식 투자는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한 재테크 수단(58.9%(2021) → 50.0%(2022) → 45.3%(2023))이기 보다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투기(33.7%(2021) → 40.9%(2022) → 47.0%(2023))라는 인식이 강하게 드러났다.
‘경기침체·주가조작’ 개미 투자자들, 주식은 손절 vs 그래도 주식이 낫다
'그래도 주식' 10명 중 7명 “앞으로도 주식 투자 의향 있어”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10명 중 7명(71.9%)은 향후 주식 투자 의향을 내비쳤다. 특히 주식투자 중단 태도가 뚜렷했던 2030 젊은 층의 경우 향후 주식 투자 의향이 타 연령층 대비 높게 나타났다.(20대 77.6%, 30대 74.0%, 40대 71.6%, 50대 64.4%). 이유는 급여소득이 늘어나지 않는 현실에 어떻게 하든 투자를 통해 자산을 늘려야 한다는 인식(76.7%, 동의율)이 팽배한 만큼 주식 투자에 대한 열기는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졌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64.3%)은 지금의 주식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장기적인 투자 마인드를 갖는다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질 것(54.6%)이라는 기대도 절반을 넘어섰다.
‘경기침체·주가조작’ 개미 투자자들, 주식은 손절 vs 그래도 주식이 낫다
10명 중 8명 ”주식 투자 성공하려면 국제 정세 이해 필요”
직장인들은 주식 투자에서 손실을 줄이고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응답자 중 54.7%는 주식 투자에 대한 손실이 스스로의 분석 능력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안목이 부족했던 것(39.8%) 뿐만 아니라 국제 정세의 영향(42.4%) 때문이라고 응답할 정도로 전반적인 국제 경제 흐름에 따라 투자의 성공과 실패가 가려진다고 평가했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8명(82.7%)은 금리, 환율, 국제정세 등 시장환경을 전반적으로 이해해야 주식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는 데에 공감했다. 향후 성공적인 주식 투자를 위해서는 국제 정세 등 전반적인 경제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질 수 있음을 예상해 볼 수 있는 결과였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