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드, 챗GPT 보다 빠른 속도로 1억명 돌파
머스크-저커버그 신경전에 홍보 효과 '톡톡'

[이명지의 IT뷰어]
벌써 가입자 1억명 달성한 스레드, 트위터 킬러 될까[이명지의 IT뷰어]
마크 저커버크와 엘런 머스크의 싸움에서 '1승'을 저커버크가 챙긴 걸까요? '트위터 대항마' 스레드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와 서치엔진저널에 따르면 스레드 가입자는 닷새 만에 1억명을 넘어섰습니다.

가입자가 닷새 만에 1억명에 근접한 것은 생성형 AI '챗GPT'의 2개월 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입니다. 틱톡이 9개월, 인스타그램이 2년 반 만에 가입자 1억명을 넘긴 것과 비교하면 더더욱 성장세가 얼마나 가파른지 짐작할 수 있겠죠.

이에 따라 그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으로 이어졌던 인스타그램 계보가 '스레드'로 이어질 지 관심사입니다. SNS 계보는 2017년 틱톡 출시 이후 이렇데 할 히트작이 없었죠. 클럽하우스 등 잠깐 '반짝'했다 사라진 SNS도 있었지만 계보를 잇기엔 부족했습니다.

스레드는 애초부터 트위터를 겨냥해 만들었습니다. 한 게시물 당 500자(영문 기준)로 글자수를 제한했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사진은 최대 10장, 최대 5분 길이의 동영상 업로드도 가능합니다. '좋아요'나 '리포스트'(트위터의 리트윗과 유사)를 할 수 있다는 것도 트위터와 비슷합니다.

다만 실시간 트렌드와 해시태그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건 트위터와는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는 '익명'의 여부죠. 트위터는 익명 가입이 가능하지만, 스레드는 인스타그램과 연동되기 때문에 익명 가입이 어렵습니다.

그래도 스레드의 가입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에는 인스타그램의 영향이 큽니다. 스레드는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하고,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으면 손쉽게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인스타 이후, 새로운 SNS를 찾던 유저들이 호기심에 계정을 만들어볼만 하죠.

여기에 트위터를 향한 반발 역시 스레드로 향하는 발길을 더 부추겼다는 분석입니다. 트위터는 머스크 인수 이후 각종 잡음에 시달렸죠. 트위터 블루의 유료화, 서비스 장애 등 다사다난했습니다. 애초부터 '트위터 대항마'로 출시된 스레드를 향한 기대는 더 커질 수 밖에 없었죠.

트래픽 통계 사이트인 시밀러웹에 따르면 스레드가 지난 5일 출시된 후, 다음날인 6일과 7일 트위터의 트래픽은 전주 대비 5% 감소했습니다. 스레드 출시가 어쨋거나 트위터에게 타격을 준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렇게 스레드의 흥행 속에서 두 억만장자의 신경전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9일, 머스크는 한 사용자의 게시물에 '저크는 약골(Zuck is a cuck)'이란 댓글을 달았죠. 저크는 저커버그의 약칭 입니다.

저커버그의 머스크의 '철창 매치'가 실제로 이어질지는 모릅니다. 다만 두 억만장자의 설전이 스레드의 홍보에는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이네요.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