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인 742억에 28㎓ 주파수 나와
신규 사업자 찾기 어려운 이동통신 산업, 이번에는?

[이명지의 IT뷰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통신 시장의 과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 4 이동통신사 선정'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죠. 이러한 구상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일, ‘제 4이동통신’ 도입을 위해 신규사업자에게 28㎓ 대역을 할당하는 주파수 할당계획을 공고했습니다.

이 주파수는 통신 3사에 기존에 할당된 것이었는데요, 과기정통부는 통신3사가 할당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수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통신 3사는 이번 할당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11월 20일부터 12월 19일까지 주파수 할당을 신청 받습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신규 사업자가 진입해 통신 시장 경쟁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28㎓ 대역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신규 사업자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주파수의 전국 단위 최저 경쟁 가격은 742억원입니다. 만약 입찰자가 없다면 권역 단위로 주파수 할당이 이뤄집니다. 권역 단위로 할당할 때 수도권의 최저 가격은 337억원, 동남권 105억원 등입니다.

이 가격은 상당히 저렴하게 평가됩니다. 2018년, 5G를 할당할 때 통신 3사에게 제시했던 주파수 가격은 2072억원이었습니다. 최저 가격을 따져볼 때 이번 경쟁에 드는 비용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죠. 또 기지국의 의무 수량 역시 기존 1만5000대에서 절반 이하인 6000대로 줄었습니다.

이처럼 정부가 문턱을 대거 낮춘 것은 제 4이동통신 사업에 뛰어드는 사업자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재 공식적으로 경매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곳은 미래 모바일 뿐이죠. 주요 대기업들부터 금융사, IT 기업들이 물망에 올랐지만 아직은 모두 ‘설’일 뿐입니다.

왜 참여자들이 없을까요? 이는 이동통신 사업이 갖는 특징 때문입니다. 이동통신 사업은 기지국 설치 등 막대한 투자 비용이 필요하죠. 탄탄한 재무 구조를 가진 대기업도 쉽사리 도전장을 내밀기 어렵습니다. 망을 대규모로 설치해야 하는 것은 물론 유지·보수를 위한 비용도 꾸준히 들어갑니다. 업계에서는 새로 이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은 초기 투자 비용만 30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죠.

여기에 28㎓ 주파수의 상품성도 미지수입니다. 통신 3사가 기지국 구축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는 28㎓ 주파수가 투자 대비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28㎓ 주파수는 도달 거리가 짧아 기지국을 100m마다 설치해야 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설치 비용이 어마어마하겠죠. 그런데 아직 이 주파수를 지원하는 휴대전화 단말기조차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투입해야 하는 비용에 비해 사업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거죠.

어쨋거나 정부는 참여 문턱을 대거 낮춤으로써 이번에는 제4이동통신사를 꼭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2010년대부터 무려 7차례나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 제 4이동통신사가 이번엔 과연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까요.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