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 2024 파리올림픽 프리미엄 파트너로 공식 후원 나서
메달 디자인 참여하고, 각종 행사에 주류 제공 나서
약 1억5000만유로에 달하는 금액 후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왼쪽에서 세번째)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왼쪽에서 네번째)의 모습. (사진=LVMH)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왼쪽에서 세번째)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왼쪽에서 네번째)의 모습. (사진=LVMH)
세계 최대 명품 제국이 있습니다. 루이비통, 로로피아나, 펜디, 셀린느, 디올, 로에베, 벨루티, 지방시, 겐조, 마크제이콥스…. 명품을 잘 모르는 사람도 한 번쯤은 들어본 브랜드. 이 모든 게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손에 있습니다. 1987년 프랑스 파리에서 설립된 패션 회사로,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업계 1위가 됐죠.

유럽 시가총액 1위 기업인 LVMH의 영향력은 상당합니다. 전 세계 백화점들은 LVMH 없이 장사를 못하고요, LVMH를 이끄는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놓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아르노 회장의 재산은 주가 흐름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약 2000억달러(약 256조원) 수준입니다.

이제 LVMH는 명품 업체들과 경쟁하지 않습니다. 규모가 너무 커진 탓이죠. 구찌를 보유한 케링그룹, 피아제·델보를 가진 리치몬트그룹, 에르메스 등이 주요 명품 기업으로 꼽히지만 LVMH와 매출 격차는 큽니다. LVMH의 지난해 매출은 792억유로(약 112조원)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케링그룹은 204억유로(약 29조원), 리치몬트그룹이 200억유로(약 28조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보면 LVMH의 입지를 실감할 수 있죠. 116억유로(약 16조원)를 기록한 에르메스와는 비교도 어렵고요.

그래서 이제 '기업'으로 영향력을 더 키울 계획입니다. 24일(현지시간) LVMH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4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공식 후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전까지 테니스, 럭비, 농구, 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 후원을 해왔으나 올림픽 후원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LVMH는 "파리올림픽의 프리미엄 파트너가 됐다"라며 "우리의 전문성이 올림픽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명품업계의 세계적 리더인 LVMH는 2024년 파리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을 위해 창의성과 장인 정신을 공유하며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선, LVMH의 주얼리 브랜드 쇼메는 올림픽 메달 디자인에 참여하게 됩니다. 올림픽의 상징인 메달 디자인에 쇼메의 디자인 노하우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주류 사업부인 모에 헤네시는 올림픽 기간에 열리는 다양한 환영 프로그램에 제품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그룹의 핵심 브랜드인 루이비통, 디올, 벨루티도 올림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고요.

구체적인 후원 금액은 발표하지 않았으나 파이낸셜타임스(FT) 등외신에 따르면 LVMH의 계약 금액은 1억5000만유로(약 2100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프랑스24방송은 LVMH의 후원에 따라 파리올림픽 주최 측이 자금 조달 목표인 12억4000만유로(약 1조7500만유로)를 달성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올림픽 파트너십을 맺는 주요 기업들의 후원 금액은 1억달러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LVMH

아르노 회장은 "수준 높은 스포츠가 가지는 열정과 포용의 가치는 우리 회사에 엄청난 영감을 준다"라며 "LVMH는 이 특별한 행사에 우리의 노하우와 혁신을 기여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메달이 제일 궁금해지네요. 세계적인 명품 기업인 LVMH가 디자인한 메달은 기존 올림픽 메달과 얼마나 다를지 한번 기다려 보자고요.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