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때문에 대기 2시간에 오픈런까지… 1인 가구 증가에 과일 트렌드도 변했다
최근 과일을 먹기 좋게 잘라주는 서비스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직접 과일을 손질하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지 않아도 돼 주로 1인 가구와 주부 이용률이 높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특히 수박 서비스에 수요가 몰리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 등 3개 매장에서 구매한 과일을 무료로 손질해주는 ‘프레시 테이블’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하루에 평균 200여 명이 몰리며 대기 시간만 평균 2~3시간 발생한다. 실제 해당 서비스를 운영 중인 3개 점포의 과일 구매 고객 수는 다른 지점 대비 약 20~30%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프레시 테이블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한 커뮤니티 사용자는 “주말 오전 방문했더니 앞에 30팀 넘는 사람들이 있었고, 6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며, “여유 있게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평일 오픈런(매장 개장 시간에 입장)을 해야만 한다.”고 전했다.

롯데마트의 제타플렉스도 과일 손질 서비스 ‘스윗 라이스’를 시작했고, 수박 출하가 본격화된 5월 중순부터 이용자가 3배 이상 늘었다. 수박 구매 비중은 전체 구매 고객의 9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수가 빠르게 늘면서 편의성에 중점을 둔 서비스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 수는 750만 2,350가구로 역대 최대치, 전체 가구 중 가장 높은 비중(34.5%)을 기록했다.

장바구니 속 과일 품목도 달라지고 있다. 손질이 필요 없는 냉동 과일이나 소포장 과일 판매가 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3월까지 1년간 냉동 과일 매출이 3.2% 늘었으며, 지난해 1~8월 기준 조각 과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비교적 작은 크기의 수박이 인기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28일 5kg 이상 수박은 전년 동기 대비 비슷한 매출을 기록한 반면, 5kg 미만 수박은 18.4% 증가했다. 홈플러스에서도 지난해까지 7~9kg짜리 큰 크기가 수박 매출의 60%를 차지했지만, 올해에는 4~6kg의 수박 비중이 60%였다. 5월 11일~31일 7kg 미만 수박 매출도 지난해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고 전했다.

혼자 먹기 좋은 3kg 미만의 가벼운 미니 수박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마트에서 지난 6월 까망애플수박 매출은 지난해 대비 5.4%, 블랙망고수박은 36.7% 증가했다.

온라인 판매량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 기준 홈플러스는 온라인 ‘즉시배송’ 서비스 내 망고수박과 애플수박 매출이 지난해보다 각각 283%, 184%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