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가입자 늘었지만 적자 지속한 티빙
글로벌 OTT, 광고요금제 등 다양한 방법 도입 중

[이명지의 IT뷰어]
‘또 적자’ 냈지만... 티빙, 웨이브와 합병 안 한다 [이명지의 IT뷰어]
CJ ENM이 적자를 이어갔습니다. 시장의 예상보다 더 큰 규모죠. 여기에는 티빙을 비롯한 관계사들의 부진도 큰 영향을 더했습니다.

10일 CJ ENM은 2분기 매출 1조489억원, 영업손실 30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부문별 실적을 보면 주력 사업인 미디어·플랫폼과 영화·드라마 부문에서 부진한 실적을 냈습니다. 미디어·플랫폼 부문의 2분기 매출은 34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감소했죠. 영업손실은 299억원입니다.

CJ ENM은 컨퍼런스 콜에서 “구미호뎐 1938, 서진이네 등이 아마존을 통해 글로벌에 동시 방영되는 등, 콘텐츠 해외 판매에서는 성과가 있었으나 미국 배우 노조 파업으로 주요 작품 제작이 지연돼 적자가 지속됐다”고 밝혔습니다.

OTT ‘티빙’은 가입자는 늘었지만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습니다. 올해 2분기 티빙의 실적은 매출 767억원, 영업손실 479억원입니다.

이처럼 티빙을 비롯한 국내 OTT들이 쓴 맛을 보면서 일각에서는 합병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부터 티빙과 웨이브는 잊을만 하면 합병설이 불거져 왔습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와 맞서려면 토종 OTT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게 논지입니다.

이에 대해 CJ ENM은 ‘웨이브와의 합병은 고려하지 않는다’라 밝혔습니다. CJ ENM 측은 “플랫폼 합병보다는 티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은 물론,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한 노력을 실행 중”이라 말했습니다. 또 티빙의 유료 가입자가 지난해 대비 69.2% 상승했다며 수익 모델 다변화로 추가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대신에 티빙은 구독 외에 다른 수익원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구독 모델 외 광고모델 확대, 가격 다양화 등의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 말했습니다.

이는 티빙 뿐만이 아니라 OTT 시장 전체가 위기에 빠진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OTT 시장의 경쟁 강화로 업계 1위 넷플릭스도 광고요금제와 계정공유 금지 등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고 있죠. 새로운 가입자를 불러오는 것보다 기존 요금제의 가격을 높이는 게 효과가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디즈니플러스도 오는 10월 12일부터 스트리밍 서비스 가극을 인상합니다. 광고 없는 디즈니플러스 이용료를 한달에 13.99달러로 기존 가격 대비 27% 올립니다.

OTT 플랫폼들이 새로운 방법을 찾는 와중에 티빙은 어떤 선택을 내놓을까요. 일단 웨이브와의 합병은 지금으로서는 계획에 없어 보입니다. 어쩌면 글로벌 OTT가 시도하고 있다는 다양한 정책에서 답을 찾을지도 모릅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