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민 고흥군수

공영민 고흥군수 / 고흥군청 제공
공영민 고흥군수 / 고흥군청 제공
미국 텍사스 주의 휴스턴은 미국항공우주국(NASA) 존슨 우주 센터(NASA Johnson Space Center)가 있는 곳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휴스턴을 방문한다. 전남 고흥이 꿈꾸는 미래다.

전남 고흥군이 관심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해 12월 우주 발사체 산업 클러스터로 지정된 데 이어 올 3월 약 171만9000㎡(52만 평) 규모의 발사체 관련 국가산업단지 지정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주 도시 고흥이라는 비약적 발전을 일궈 냈기 때문이다.

고흥은 한국의 우주 항공 산업 중심 도시다. 정부는 2031년까지 고흥에 1조6000억원을 투자해 우주 발사체 산업 클러스터 8개 분야, 24개 핵심 과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클러스터에는 국가산업단지뿐만 아니라 민간 발사장과 발사체 기술 사업화센터, 우주 발사체 사이언스 콤플렉스 등도 들어선다. 국가산단은 투자 규모도 크지만 이를 통해 거둬지는 생산 유발 효과만 약 4조9000억원이 되고 고용 유발 효과는 2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영민 고흥군수가 민선 8기 고흥군수 취임 이후 쉼 없이 달려온 결과다. 공 군수는 2023년이야말로 ‘고흥의 우주 경제 원년’이라고 말한다.
나로우주센터와 편백숲 / 고흥군청 제공
나로우주센터와 편백숲 / 고흥군청 제공
산단 조성을 위해 처리할 과제도 많을 것 같습니다.
“접근성 개선부터 서두르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광주~나로우주센터 간 고속도로 건설 사전 기획 조사 용역을 발주했고 우리 군도 고흥역과 녹동역의 철도망 건설을 검토하는 중입니다.교통망 개선은 고흥 발전의 또 다른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클러스터 구축의 핵심 사업인 민간 발사장 조성과 발사체 기술 사업화센터 구축 사업 예비 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고 내년부터 2400억원을 고흥에 연차적으로 투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우주 강국 도약을 위한 핵심 사업들이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되면 발사체 기업들이 고흥에 터를 잡게 될 테니 우주 항공 산업 중심 도시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습니다.”

고흥을 중심으로 항공 산업의 기반도 닦고 있는 듯합니다.
“드론과 K-UAM 산업도 고흥이 앞서나갈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넒은 드론 공역과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드론센터 등 드론 항공 분야의 우수한 인프라가 모두 고흥에 모여 있어 가능한 일이죠. 지난 8월부터 K-UAM 1단계 개활지 실증 사업도 시작됐습니다. 2025년 상용화를 위해 내년 12월까지 1단계 실증을 마칠 예정인데 대한항공·현대자동차·SK텔레콤 등 국내외 46개 대기업이 12개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 중이고 우리 군도 대우건설·한국공항공사 등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지난 5월부터 남해안관광벨트 중심의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관광 항로 개설 용역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완성되면 연계한 관광 상품 개발로 고흥 관광 산업 판도도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녹동항 드론쇼. 고흥의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인기가 많다 / 고흥군청 제공
녹동항 드론쇼. 고흥의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인기가 많다 / 고흥군청 제공
드론·UAM 엑스포도 개최합니까.
“11월 3일부터 3일간 고흥만에 있는 고흥항공센터 일원을 무대로 엑스포가 개최됩니다. UAM 비행 모습과 여객터미널, 가상현실(VR) 체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인데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고흥이 드론과 UAM의 중심 도시라는 것을 선포하는 셈이죠. 그만큼 행사도 철저하게 준비 중입니다. 대한항공에서 개발한 경찰관서가 없는 섬 지역을 순찰하는 치안 드론을 비롯해 유해 조수 퇴치 드론, 소방 드론, 방역 드론 등 다양한 드론 전시와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세계 드론 낚시 대회나 전국 드론 축구 대회, 드론 팝배틀, 드론 헌팅 배틀 등 체험거리도 다양합니다. 녹동항의 드론 쇼는 이미 고흥의 새로운 관광 인프라로 자리 잡았습니다.”

고흥 관광의 새로운 변혁입니다.
“사람들이 고흥을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비경 때문이 많죠. 하지만 그동안 관광 인프라 부족으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취임 이후 고흥을 찾는 관광객이 편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 조성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그 덕분에 지난해 12월 (주)LF와 협약을 체결해 2000억원 규모의 ‘고흥 휴양 빌리지’ 조성 협약을 체결했고 여기에 더해 5000억원 규모의 ‘고흥 해양 예술랜드’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예술랜드에는 호텔과 리조트 등 대규모 숙박 시설과 골프장이 들어서게 됩니다.”

우주 산업 관광도 준비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우주 항공 산업 중심 도시답게 우주 관련 견학·교육·체험 시설 등을 두루 갖춘 ‘우주 발사체 사이언스 콤플렉스’도 건립할 예정입니다. 미국의 케네디우주센터처럼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고흥 관광의 랜드마크로 만들려고 합니다. 관광 발전 정책은 크게 5개 권역으로 나눠 선택과 집중 방향으로 구상 중입니다. 고흥만권·거금녹동권·팔영산권·북부권·나로도권 등에 각각의 지리적·문화적 특성을 살린 관광 인프라를 조성한다는 거죠. 고흥만권은 리조트·수변노을공원·캠핑장 등 관광 기반 시설과 연계해 생태 테마 공원을 만들고 거금녹동권은 바다 자원을 활용한 배후 지원 단지를, 팔영산권은 모노레일과 함께 스마트 복합 쉼터, 스카이워크 등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북부권에는 남양면 선정의 일출과 우도와 중산의 일몰을 연계한 해양 웰니스 관광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나로도권은 우주 산업과 연계한 관광 자원이 들어섭니다.”
고흥은 11월 3일부터 유자 축제를 개최한다. 유자와 별자리를 주제로 하는 특별 체험행사와 드론쇼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 고흥군청 제공
고흥은 11월 3일부터 유자 축제를 개최한다. 유자와 별자리를 주제로 하는 특별 체험행사와 드론쇼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 고흥군청 제공
공영민 군수는 직접 미국 제이원과 협약을 맺고 고흥 농수산물 수출의 판로를 열었다 / 고흥군청 제공
공영민 군수는 직접 미국 제이원과 협약을 맺고 고흥 농수산물 수출의 판로를 열었다 / 고흥군청 제공
3.8면이 바다인 고흥의 지리적 특성을 잘 살아있는 관광 자원을 추천해 주세요.
“고흥이 처음이라면 거금권역을 추천합니다. 소록도와 거금대교를 활용한 탐방형 관광 상품으로, 거금도 둘레길도 조성하고 절이도 역사 전시관, 적대봉 생태 탐방로 개설 등 자연 친화형 관광 기반 시설이 들어설 곳입니다. 자전거도로도 연홍도도 새단장해 고흥의 자연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대표적인 관광 단지로 개발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고흥은 전국 최다 일조량과 해풍, 온화한 기후, 많은 간척 농경지를 보유하고 있어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다양한 농수축산물이 생산되는 도시로도 유명합니다. 고흥의 대표 특산물인 고흥 유자 외에 석류·취나물·김 등은 고흥이 전국 1위 생산량을 자랑하고 미역·마늘·참다래·조생양파 등도 고흥을 주산지로 하고 있죠. 이를 바탕으로 고흥의 8품9미를 선정했습니다.”

고흥의 농업 환경은 어떻습니까.
“농어민이 판로 걱정 없이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외 수출길 여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해외에 나가 직접 세일즈도 하는데 그 덕분에 미국 현지 시장 개척으로 4300만 달러 규모의 농수산물 수출 성과를 거둔데 이어 지난 9월 중국과 15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우리 고흥군민 노고를 조금이라도 덜어주게 돼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좋은 농수산물이 생산되고 판로도 계속 개척해 나가며 고흥으로 귀촌·귀농하는 이들이 매년 늘고 있습니다. 차별화된 정책으로 ‘귀농·귀촌 부문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에 올해로 5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는데 전국 최초로 찾아가는 귀농·귀촌 설명회를 열고 군에서 직접 귀농·귀촌 행복학교를 운영해 도시민들의 초기 정착을 돕기도 합니다. 귀농·귀촌인들의 복합 주거 공간 제공을 목적으로 금산 석정지구 일원에 100가구 규모의 한국 최대 한옥마을인 고흥 한옥독일마을 조성도 추진 중인데 벌써부터 도시민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공영민 군수는 첨단 산업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한 경제 활성화가 지역 소멸을 막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청년 공공 임대 주택을 건립하고 주거비 부담 완화 정책도 잘 갖춰 고흥에 가면 할 일 많고 잘살 수 있다는 희망은 전보다 더 커지고 있다. 군 안팎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살림을 챙기는 공 군수는 정책의 성공을 위해 앞을 향한 발걸음을 더 재촉하고 있다.

이선정 기자 sjl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