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공정성에 대한 신뢰 훼손·비난 가능성 높아”

“우리 아빠가 민정수석” 재판 청탁한 김진국 아들 1심 징역형 집유
아버지 이름을 팔아 재판에서 선처를 받게 해주겠다며 피고인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진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들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이환기 판사는 1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김모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300만원의 추징금과 보호관찰도 명했다.

재판부는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 재판장에게 문자와 전화를 한 점은 불리한 정상으로 판단했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수수한 이익을 반환한 점과 초범인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2021년 7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A씨에게 김 전 수석의 이름을 앞세워 "판사에게 부탁해 선처를 받게 해주겠다"며 1억 원을 요구하고 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후 담당 판사 사무실에 직접 전화를 걸어 선처를 요구했으나 A씨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해 12월 기업 여러 곳에 입사지원서를 낸 김 씨는 "아버지께서 김진국 민정수석이다. 많은 도움을 주실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한편, 당시 김 전 수석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시기였으나 이 과정에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수석은 아들이 불안·강박증세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해명한 뒤 사퇴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