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린느 출신 디자이너 피비 파일로, '피비 파일로' 첫 컬렉션 공개
온라인 통해서만 판매…대부분 제품 품절

드디어 공개된 피비 파일로…벌써부터 품절대란[최수진의 패션채널]
올 초부터 기대를 받아온 브랜드가 있죠. 프랑스의 두 명품 브랜드 끌로에와 셀린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를 역임한 천재 디자이너 피비 파일로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어 만든 '피비 파일로'입니다.

특히, 파일로는 지금의 셀린느를 만든 인물로 유명하죠. 2008년 셀린느 디자이너로 선임된 이후 특유의 '고급스럽고 우아한' 이미지를 구축했기 때문입니다. 2018년 퇴임하기까지 10년간 셀린느를 이끌면서 패션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을 셀린느 팬으로 만들었고요. 그 유명한 '셀린느 팬덤'을 만들어 낸 주인공이죠.

다만, 셀린느 퇴임 이후인 2018년부터는 별다른 활동이 없었습니다. 업계에서는 '버버리로 간다는 말이 나온다', '다른 브랜드에서 곧 복귀 소식을 알릴 것 같다' 등의 소문이 있었지만 전부 사실이 아니었고요.

파일로의 선택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이었죠. 2021년 세계 1위 명품회사 LVMH의 투자를 받아 '피비 파일로(PHOEBE PHILO)'를 공개하겠다고 발표했거든요. 그러나 이때까지도 첫 컬렉션의 발표 시기는 미정이었습니다.

올해 2월 피비 파일로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이 만들어졌고, 드디어 일정을 공식화했습니다. 당시 피비 파일로는 "우리의 첫 컬렉션은 오는 9월 공식 웹사이트에서 공개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예정보다 한 달가량 미뤄진 어제(30일), 피비 파일로의 제품들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파일로 특유의 단순하고 단정한 디자인이 눈길을 끕니다. 오래전, 셀린느와 끌로에를 연상시키기는 제품들도 꽤 있고요. 로고는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스텔스 럭셔리(상표가 보이지 않는 조용한 명품) 트렌드의 영향도 있겠지만 파일로가 원래도 로고를 부각하는 디자인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디자이너의 확고한 철학이 반영된 디자인이겠죠.
드디어 공개된 피비 파일로…벌써부터 품절대란[최수진의 패션채널]
가격이 그리 저렴하지도 않습니다. 핸드백의 경우 2600파운드(약 426만원)부터 5800파운드(약 950만원) 등의 가격대에 판매되니까요. 코트 제품의 가격대는 1만2000파운드(약 1900만원)까지 올라갑니다.

그럼에도 반응은 '대박'입니다. 첫 컬렉션은 약 150개의 제품들로 구성됐는데, 현재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되는 상품 대부분은 '품절'된 상태입니다.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 각 품목당 100개 이하로 생산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팬들의 구매심리를 더 자극한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가장 많이 화제가 되고, 가장 많은 소문이 돌았던 피비 파일로의 첫 컬렉션이 마침내 출시됐다"라며 "파일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쇼를 열지도 않았고, 광고도 없지만 업계의 관심을 피할 수 없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겠냐고 물으면 '매우 좋다'고 답하겠다"고 보도했습니다.

영국 가디언은 "영국의 디자이너 피비 파일로의 첫 컬렉션이 공개됐다"라며 "셀린느 팬들을 사로잡은 심플한 우아함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팬들은 절제되고 단순하지만 극도로 세련된 피비 파일로의 옷차림을 그대로 반영한 디자인을 보게 됐다"고 전했고요.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