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롯데백화점 쇼윈도/사진=김민주 기자
2022년 롯데백화점 쇼윈도/사진=김민주 기자
이제 막 서울에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 가을 날씨가 한창이지만, 백화점 업계는 50일도 더 남은 크리스마스를 위해 ‘포토 스팟’ 경쟁에 돌입했다. SNS 인증사진 성지로 자리를 굳혀 고객 집객 효과 및 연말 특수를 누리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몇 년 크리스마스 장식을 통한 집객 효과가 확인되면서,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단장은 갈수록 화려해지고 시기 또한 매년 빨라지고 있다.

올해 가장 먼저 크리스마스 컨셉 공간을 선보인 건 현대백화점이다.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은 지난 1일 5층 사운즈포레스트에 ‘해리의 꿈의 상점(La boutique d’Harry)’ 테마의 H빌리지를 공개했다. 약 1000평 규모의 공간에 11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16개의 상점, 시장, 6000여 개의 조명 등으로 구성해 크리스마스 마을을 꾸몄다.

공개하기 전부터 반응은 뜨거웠다. 10월 30일 온라인 페이지를 통해 해당 공간 관람 1차 예약을 진행했는데, 동시 접속 인원이 무려 2만 명 이상 몰리며 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결국 링크 오픈 당일 예약이 마감됐다.

신세계 백화점은 크리스마스 포토 스팟의 원조로 불린다. 2021년 겨울 신세계 본점 외부에 초대형 스크린을 둘러 크리스마스 영상을 송출했고, 온오프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코로나 시기임에도 오직 크리스마스 미디어파사드를 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북적거렸고, SNS에는 백화점 앞에서 촬영한 인증 사진이 매일 쏟아져 나왔다.

올해도 미디어 파사드로 외관을 화려하게 꾸밀 예정이다. 11월 둘째 주부터 본점 외벽에 ‘신세계 극장’이라는 테마의 뮤지컬 무대를 연출한다. 약 3분에 달하는 영상에는 크리스마스 캐럴과 함께 반짝이는 회전목마, 밤하늘을 달리는 선물 기차, 크리스마스트리로 둘러싸인 아이스링크 등이 차례로 펼쳐진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3일 '소망'을 주제로 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선보인다. 유명 소설가 정세랑 작가, 동화 일러스트 작가 줄리아 사르다 포르타벨라와 손을 잡고 공간을 동화 분위기로 연출했다. 편지 상점에 우연히 방문한 어린이가 크리스마스 요정 똔뚜와 만나는 내용이다. 쇼윈도도 지난해보다 4개 더한 9개를 준비했다. 본점과 잠실점 등 5개 점을 시작으로 전 점포에 순차 적용할 계획이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