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야 하는 이유[김한솔의 경영 전략]
학창 시절 모두를 힘들게 하는 기간이 있다. 바로 ‘시험’이다. 개개인의 점수가 나오고 잔인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등수’를 정한다. 힘든 경험이 분명하지만 시험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시험을 통해 내가 무엇을 잘하고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를 객관적으로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족했던 것을 보완해 다음 시험엔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한다.

조직에서 일을 하는 과정에선 다행히(?) 시험은 없다. 하지만 이 때문에 내가 무엇을 잘하고 부족한 건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파악할 기회도 잘 주어지지 않는다. 물론 성과평가의 과정이 있지만 학창 시절의 시험과는 받아들이는 성격이 다르다.

성인이 된 지금 일을 하며 더 나아지기 위해, 그리고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 나의 위치를 스스로 점검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강점과 약점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내가 잘하는 게 무엇인가 물어보자남들만큼 시간을 쓰지 않아도 힘들게 노력하지 않아도 해낼 수 있는 업무 분야가 내가 가진 ‘강점’이다. 어떤 사람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게 너무 재밌고 신난다.

외부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트렌드가 어떻게 변하는지 항상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발행하는 뉴스 레터를 구독하고 이를 우리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까 항상 고민한다. 어떤 사람은 책 속에 쌓여 있는 것에 편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남들이 모르는 정보를 찾아내고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등 배움이 즐거운 사람이다. 이를 잘 정리해 타인들에게 공유하라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적극적이다. 무엇이 좋고 나쁘고는 없다. 그저 각자가 가진 강점이 다르고, 그 강점을 발휘하는 일을 하는 게 좋은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런 일을 할 때 성과도 좋아진다. 그래서 ‘나는 무엇을 잘할까’에 대해 고민해 보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내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자. 이런 과정을 통해 나만의 무기 하나쯤은 갖는 게 필요하다.

만약 나의 강점이 딱 떠오르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 가지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하나는 ‘진단 도구’ 활용하기다. 업무 스킬을 파악할 수 있는 진단을 통해 나의 강점을 파악할 수 있다. 유의할 것은 ‘성격 검사’와 구분돼야 한다.

진단 결과로 도출되는 항목이 ‘업무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진단이 조금 부담스럽다면 다른 방법은 ‘물어보기’다. 주변 동료 혹은 나의 업무를 관리하는 리더의 의견을 듣는 것이다.

내 강점을 스스로 잘 인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것은 자신에겐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구성원은 ‘분석적’ 사고를 통해 ‘논리적’ 피드백을 하는 게 너무 쉽다.

다른 사람들도 그 정도는 당연히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것을 자신의 강점으로 인지하지 못할 때도 많다. ‘내가 남들보다 잘하는 게 무엇인가’를 동료들에게 묻는 게 필요한 이유다.

자, 이렇게 강점을 찾았으면 그것을 조금 더 갈고 닦으면 끝일까. 안타깝지만 지금부터 해야 하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바로 ‘강점의 그늘’ 생각하기다. 강점의 그늘이란 강점이 과하게 나타났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정적인 모습을 말한다.

예를 들어 추진력이 강점인 리더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다들 ‘2주는 필요할 거야’라고 생각한 일도 이 리더 손에만 들어가면 일주일이면 끝이 난다. 이런 리더와 함께 일하면 어떨까. 빠른 아웃풋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너무 좋다. 하지만 구성원의 역량이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면 어떨까. 계속된 리더의 드라이브로 직원들이 지친 상태라면 아마 그 리더를 보는 주변의 평가는 ‘추진력’이 아닌 ‘독단적’이 될 확률이 크다.

이게 ‘추진력’이라는 강점이 가진 그늘이다. 반대 스타일도 마찬가지다. 주변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꼼꼼히 확인하는 업무 스타일의 직원이 있다고 해 보자. 주변에선 이 사람에게 신중하다고 얘기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마냥 좋을까.

반대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답답한’ 직원일 수 있다. 무엇 하나 결정하고 만들어 내는 데에도 한참의 시간이 걸릴 수 있어서다. 그래서 자신을 현재 이 자리에 있게 한 나의 강점만 생각해선 안 된다. 내 강점이 다른 관점에서는 약점이 될 수 있다는 걸 인식하는 게 너무 중요하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하라
그렇다면 강점의 그늘을 없애면 되지 않냐는 생각이 들지 모르겠다. 없앨 수 있으면 참 좋겠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방법이 하나 있긴 하다. 내 강점을 버리면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강점의 그늘도 사라진다. 강점의 그늘은 강점과 같은 뿌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점의 그늘을 없애는 게 아니라 그것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해야 한다. 이걸 나의 ‘약점’으로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앞서 예로 든 추진력 강한 리더의 모습을 다시 떠올려보자. 추진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다시 말해 강점이 클수록 독단적이라는 말을 들을 확률도 크다.

이때 리더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 때문에 조직 성과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지 점검하고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구성원과의 대화 중에 의도적으로 말하는 시간을 줄이거나 업무 일정을 잡을 때 혼자서만 결정하지 않기, 빠른 진행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확인해 보기 등이다. 이 때문에 스스로 답답해지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선택’이 중요하다.

내가 가진 강점이 잘 발휘돼서 얻을 수 있는 것을 플러스, 이로 인해 생기는 그늘로 인한 손실을 마이너스라 두고, 이 둘의 합을 키워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마이너스인 ‘그늘’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너무 어렵다. 신중한 스타일을 갖고 있어서 숫자 하나, 근거 자료 하나하나 따져야 마음이 놓이는데, 빠른 일처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면 너무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강점의 그늘, 다시 말해 나의 약점을 보완할 때는 조급해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한 번에 다른 사람이 될 순 없다는 걸 받아들이자.

그래서 ‘하루에 하나씩’만 바꿔 나가길 권한다. 자료 검토하는 시간 10분만 더 줄이기, 메일 회신 속도 1시간만 더 앞당기기처럼 구체적 변화 약속을 스스로와 정하는 식이다.

나에게 부족한 것을 채우려 할 때 중요한 건 ‘크기’가 아니라 ‘끈기’다. 작은 변화 하나하나가 쌓이면 어느 순간 뒤돌아봤을 때 달라진 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조직에서 하는 일은 어제나 오늘 그리고 내일,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고 하던 대로만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난 무엇을 잘하고 무엇이 부족한지 물어야 한다. 그렇게 발견된 내 강점은 너무 소중한 자산이다.

그것을 어떻게 더 빛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도 짙어지듯 이로 인한 부작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그늘 때문에 빛이 주는 값어치가 떨어지면 너무 속상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도 함께 고민해 보면 좋겠다.

김한솔 휴먼솔루션그룹 조직갈등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