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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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의 기본 검색엔진을 구글로 설정한 대가로 구글이 애플에 검색 광고 수익 상당 부분을 지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4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등 외신은 구글이 웹브라우저 사파리(Safari) 검색 광고 수익의 약 36%를 애플에 지불해 왔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 증언은 워싱턴에서 열린 구글의 반독점 재판에서 나왔다. 구글의 경제 전문가이자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인 케빈 머피는 구글이 검색으로 창출된 수익의 상당 부분을 애플에 지불한다고 폭로했다. 블룸버그는 구글의 수석 변호인 존 슈미들린이 머피의 발언에 눈에 띄게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앞서 구글은 법정에서 애플과 삼성 등 스마트폰 기본 검색엔진 설정 대가로 2021년 기준 263억달러(약 34조9000억원)를 지불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세부적인 비율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은 상태였다.

구글과 애플의 파트너십은 2002년부터 시작됐다. 아이폰 브라우저의 기본 검색 엔진으로 구글을 선택했으며, 아이폰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맥북 및 이전 맥(Mac) 시스템에서도 구글이 기본 설정이었다. 아이폰은 미국에서 가장 사용량이 스마트폰으로, 구글에 있어 중요도가 큰 계약일 수밖에 없다.

미국 법무부는 구글과 애플의 오랜 계약 기간을 증거로 구글이 검색 엔진과 검색 광고 시장에서 불법적으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10월 기준 전 세계 모바일 검색 엔진 점유율은 구글 94.9%, 얀덱스 1.6%, 바이두 1.2%, 야후 0.6%, 마이크로소프트(MS) 빙 0.5%로 구글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은 모두 자사 계약 내용을 공개하는 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구글은 거래에 대한 추가 세부 정보를 공개하면 회사의 경쟁적 지위가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머피의 폭로에 대해서도 양사 모두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