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감정평가적으로 내 토지의 ‘도로조건’이 어떤지 알아두면 토지 특성 분석 및 다른 토지와의 비교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일단 내 토지의 사양을 알아야 가치의 높고 낮음을 논할 수 있으므로 토지의 감정평가 시 도로조건을 어떻게 구분하는지 알아두면 좋다.
감정평가에서 도로는 차도와 인도의 너비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토지가치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도로 부분이 차도와 인도이기 때문이다. 감정평가상 도로는 차도와 인도의 도로 너비를 기준으로 세분화한다.
구체적으로는 25m 이상 도로에 접하면 광대로라고 하며, 12m 이상 도로에 접하면 중로라고 한다. 8m 이상 도로에 접하면 소로라고 하며, 8m 미만 도로이면서 자동차통행 가능한 도로를 세로(가), 자동차통행은 불가하나 이륜자동차가 통행이 가능한 경우 세로(불)이라고 한다.
한편 토지의 어떤 부분도 도로에 직접 연결되지 않은 토지를 맹지라고 하는데, 맹지는 건축법상 건물을 세울 수 없는 등 이용에 제한이 있다. 따라서 이용이 제한을 받는 만큼 토지의 가치가 낮아진다.
상식선에서 생각해도 토지에 접한 도로의 폭이 넓을수록 토지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토지의 여러 부분에 도로가 접하는 경우는 어떨까. 우리가 쉽게 말하는 코너 땅, 즉 도로에 두 면 이상 맞닿은 토지를 ‘각지’라고 하며, 한 면만 도로에 붙은 토지보다 가치가 높다.
도로조건으로 표현하는 경우, 예를 들어 내 토지가 15m 도로 한 면만 도로에 붙어 있다면, 도로조건은 ‘중로 한 면’이다. 만약 내 토지가 15m 도로 및 8m 도로에 각각 붙어 있다면 도로조건은 ‘중로각지’라고 한다.
도로에 두 면 이상 접하면 각지로 판단하는데, 도로에 두 면 이상 접했다고 해서 반드시 각지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도로가 두 개 이상 붙어 있다고 하더라도 코너 땅으로서의 효용이 없는 것으로 보는 각지 판단의 예외 상황을 살펴보자.
먼저 소로(8m 이상) 이상의 도로에 추가로 붙어 있는 자동차통행이 안 되는 도로(세로(불))는 코너 땅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토지 가치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없거나 미미한 것으로 본다. 즉 감정평가 시에는 접하나마나 한 것으로 판단한다.
내 토지의 출입구 쪽으로 8m 이상 도로에 접하고 측면으로 오토바이 통행 정도만 가능한 도로에 추가로 접해 있는 경우라면 코너에 접한 것으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반면 도로 구간의 일부가 계단으로 돼 있어서 차량의 자유로운 통행에 지장이 있는 도로, 즉 계단도로인 경우는 자동차통행이 가능한 노폭인 경우라도 이런 도로에 붙은 경우라면, 노폭이 넓더라도 자동차통행이 안 되기 때문에 원래 노폭에서 한 단계 낮춰서 판단한다.
예를 들어 6m 도로에 접하여 원래대로라면 도로조건이 세로로 판단돼야 하는 경우라도 계단도로라면, 한 단계 낮은 세로(불)로, 10m 도로에 붙어서 소로로 판단돼야 하는 경우라도 계단도로라면 세로로 판단하는 것이다.
간혹 동일노선이지만 도로 폭이 일정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럴때에는 그 도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도로 폭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외에도 개별적인 상황에 따라 내 토지의 도로조건이 판단되고 결정된다. 도로조건이 토지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감정평가 시 도로조건이 어떻게 파악되는지 알아두면 좋은 지식이다.
박효정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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