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의 동향 통계자료를 보면, 서울의 아파트는 2018년 1월에 약 6억7000만원에서 2023년 7월에는 약 10억3000만원으로 상승했다.
최근 서울 서초구 소재 아파트의 상속세 절세 감정평가를 하며 찾아보니 2018년 1월 당시 약 13억원이었던 평균매매가격이 2023년 11월 20억2000만원으로 불과 5년 만에 55%나 상승했다. 5년 만에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이 7억원 이상 상승했다고 생각하면 실로 엄청난 상승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자산가액이 상승한 시점에 증여나 가족 간에 부동산 저가양도 등이 아닌 상속으로 인한 명의이전은 상속의 시점을 조절할 수도 없고 미리 계획하기도 어렵다는 점이 상속인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현실 감정평가 세계에서는 아파트 한 채를 상속받으며 수억원의 상속세를 내는 경우를 많이 본다. 대부분 자녀가 상속을 받는데 10년 동안 세금을 나눠 내는 연부연납을 신청한다고 해도 매월 현금흐름이 일정한 경우에는 고정된 월급 안에서 세금을 마련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실제로 많은 의뢰인이 어려움을 토로하는 부분이다. 현실이 이렇다면 충분히 절세할 수 있는 부분까지 세금으로 내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상속인이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에서 추징 당하는 일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아파트는 꼬마빌딩이나 토지, 상가나 공장 같은 부동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사매매사례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상속받거나 증여받는 경우 ‘유사매매사례’로 신고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아파트 상속세 역시 감정평가를 활용해 유의미하게 절세할 수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덜컥 상속세를 신고하기 전에 전문가와 평가액 상담을 해보는 것이 현명하다.
먼저 유사매매사례보다 감정평가액이 낮다면, 감정평가액으로 신고하면 절세가 된다. 유사매매사례가 20억원인데 내 아파트의 감정평가액이 18억원에 산정될 수 있다면, 감정평가를 통해 18억원으로 신고하는 것이 유리하다. 동별, 향별, 층별, 구조별 특징으로 인해 가격 차이를 낼 수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유사매매사례가 다양하게 있는 경우라도 감정평가액으로 신고하는 것이 유리할지 검토해보는 것이 좋다. 유사매매사례는 그것을 그대로 적용했을 때 나의 세금에 유리한 경우에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음으로, 시가로 보는 유사매매사례가 둘 이상일 경우 평가기준일을 전후해 가장 가까운 날에 해당하는 가액이 적용되는 부분에 유의해야 한다.
동일한 사례에서 20억원의 유사매매사례로 신고한 경우라도 상속세금평가기준일 전후로 더 가까운 시점에 22억원의 매매사례가 새로 발생한다면 22억원의 사례를 기준으로 추징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실제로 이런 상담을 종종 받는다. 1년 전에 체결된 유사매매사례로 상속세를 신고했는데, 상속세 신고 당시에는 없었는데 신고 후 2개월 후에 더 신규 유사매매사례가 불쑥 발생해 그것이 나의 세금신고의 새로운 기준이 됐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영끌’한 매매가액이 내가 낼 세금의 기준이 된다면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에서 허우적거리는 기분이 들 수밖에 없고, 실제로 큰 손해를 입기도 한다. 이 부분 역시 감정평가로 신고하면 피할 수 있는 위험이다. 유사매매가액이 아닌 감정평가액으로 신고를 하면 감정평가액으로 상속재산가액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신고 후에 평가기준일에 더 가까운 유사매매사례가 발생해도 상속재산가액에 영향이 없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세금납부 계획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박효정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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