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함부로 하지 말라고?[김현종의 백세 건치]
최근에 한 선배 치과의사 선생님이 ‘임플란트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할 이유’라는 책을 냈다. 그 책의 부제목은 ‘주위 치과의사로서 욕 먹을 각오’다. 아직 책을 받아보지 못해서 전체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기사화된 내용만 보면 많은 치과의사들이 무조건 발치한 후 임플란트를 하고 아말감이 아닌 고가의 재료를 권한다는 등 부정적인 내용이 중심인 것 같다. 치아건강을 지키는 예방과 최소 침습으로 치료하고 있는 치과의사들까지 오해를 사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

하지만 이분이 임플란트 치료에 경종을 울리는 가장 큰 이유는 아직도 초저가의 금액으로 임플란트 치료를 한다는 광고들이 만연하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비용을 적게 받고 치료를 한다면 결국은 횟수를 늘려 박리다매 형식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 그러면 한 환자에게서 다수의 임플란트를 하기 위해 무리한 치료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치과에서는 임플란트 전문으로 한다며 시간이 걸리는 잇몸치료나 신경치료, 충치 치료 등은 아예 하지 않기도 한다. 이 경우 치료를 할 수 있는 치아임에도 발치 진단을 내릴 수밖에 없게 된다.

그래서 임플란트 치료를 하기 위한 진단은 좀 더 신중하고 믿을 수 있는 곳에 가서 받기를 권하고 싶다. 특히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다른 치료를 하지 않는 치과는 피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치아가 빠지게 되면 옆 치아를 깎고 브리지를 하는 것보다는 임플란트를 심는 것이 옆 치아의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다만 치아를 언제 발치해야 하는지 아니면 얼마나 더 치아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담을 하고 이에 맞는 치료를 하는 치과의사를 만나면 무조건 발치를 하지 않고 치아를 살려서 쓰게 되는 경우도 많다.

신경치료는 당연히 치아의 생명을 연장해서 치아의 수명을 늘려 주는 술식이다. 많은 치과 문헌들이 신경치료 후에 치아의 수명을 늘리기 위하여 크라운을 덮어서 치아가 쪼개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렇게 크라운을 하는데도 비용이 든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치아를 살려서 쓰는 기대 수명이 짧다면 좀 더 ‘가성비’를 따져 수명이 긴 임플란트 치료 계획으로 변경할 수 있다. 다만 이 정도로 치아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에도 다양한 잇몸 치료나 잇몸이식, 레이저 치료 등으로 치아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물론 좀 더 부지런하게 치과를 방문해서 치아를 살리는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임플란트 치료는 장기간 한 곳에서 오랫동안 노력한 병원을 찾는 게 좋다. 통상적으로 임플란트 치료는 치료계획을 잘 세우고 적절한 수술과 보철 치료를 진행한다면 최소 20년 이상, 길게는 평생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수술 계획이 적절치 않고 부적절하게 임플란트를 한다면 수명은 5년도 못 버틸 것이다.

우리가 흔히 뼈가 부러지고 붙는데 깁스라는 것을 한 달간 하지만 뼈가 완전치 붙는 데는 6개월가량 걸린다고 한다. 임플란트 치료도 마찬가지다. 임플란트 치료 후에 임시치아를 연결해서 환자의 불편감을 최소로 할 수 있지만 빠르게 치료를 완료해서 문제없이 끝낼 수 있는 임플란트 치료는 아직까지는 매우 적은 케이스뿐이다.

앞서 칼럼에서 임플란트도 시간이 지나면 나이를 먹는다고 했다. 임플란트 치료 후에 관리가 잘되지 않고 씹는 힘이 과도하게 임플란트에 전달되면 임플란트 주위염 등이 생길 수 있다. ‘임플란트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할 이유’라는 책에서는 임플란트 재시술이 불가능한 것처럼 표현되었지만 임플란트 제거 후에 다시 차근차근 골 이식과 임플란트 재시술을 잘 시행한다면 처음 임플란트 시술한 것처럼 잘 유지할 수 있다. 임플란트 치료 함부로 하면 고생이 많을 수 있다. 좀 더 신중하게 잘 치료받을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