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갑진년 새해 첫 증시 개장일인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뉴스1
2024년 갑진년 새해 첫 증시 개장일인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뉴스1
코스피가 2024년 새해 첫날 상승으로 마감했다. 금리 인하와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번졌고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세를 이어가며 상승을 주도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284억원 순매수했고 기관은 1142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3462억원을 팔아치웠다.

2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53포인트(0.55%) 상승한 2669.81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주와 바이오주가 지수를 이끈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하지만 앞서 증시가 금리 인하 기대감을 선반영했던 만큼 ‘숨고르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해 첫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40% 오른 7만9600원으로 마감하며 ‘8만전자’에 바짝 다가섰다. 장중 7만 9800원으라 찍으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반도체 생산이 전달 대비 12.8% 증가하는 등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또한 내년부터 AI 서비스 확대를 위해 IT 기업들이 서버 투자를 단행하면서 2024년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다른 반도체 대장주 SK하이닉스 역시 0.64% 오른 14만24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29.98% 급등한 태영건설 우선주와 현대비지앤스틸이었다. 지난 12월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은 관련주가 지난 며칠간 급등락하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워크아웃이란 채권단 75% 이상 동의로 일시적 유동성을 겪는 기업에 만기 연장과 자금 지급을 해주는 제도다. 앞서, 태영건설은 PF 대출금을 감당하지 못해 자금난에 시달려왔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자 시장이 이를 불확실성 해소로 판단하고 일시적인 매수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태영건설 역시 이날 개인은 15만주를 매도했지만 외국인이 16만주를 사들이면서 13.17% 상승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전 거래일 대비 29.98% 급등한 1만8990원에 장을 마쳤다. 국내 유일한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 업체인 성림첨단산업이 4월 상장예비심사청구에 나서면서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들썩였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성림첨단산업의 최대주주다.

바이오주도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바이오 대장주가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의약품(6.60%), 의료정밀(4.60%) 종목이 일제히 올랐다.

합병 후 처음 거래된 셀트리온은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강했지만, 기관이 10만주 넘게 사들이면서 전 거래일 대비 14.89% 올랐다. 또 다른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3.8% 오르며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지만,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충분히 반영된 만큼 한동안은 숨고르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한국 증시 모두 9주 연속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극도로 과도한 수준까지 진행 중”이라며 “기대 정상화 과정에서 증시의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2024년 전체적인 흐름을 감안할 때 강한 상승추세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