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처음 제치고 역대 최고 비율 기록
‘빌라사기’ 여파에 청약가점 낮아 기존 아파트 매매 선호

서울 동작구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매물들이 게시된 모습  사진=민보름 기자
서울 동작구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매물들이 게시된 모습 사진=민보름 기자
30대가 처음으로 40대를 추월하며 지난해 아파트 매입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8일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연령대별 아파트 매입 비중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11월까지 전국에서 아파트를 가장 많이 사들인 연령대는 30대로 나타났다.

이 기간 30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전체의 26.7%이며 25.9%를 기록한 40대를 웃돌았다. 40대는 매년 아파트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연령대로 30대가 40대보다 높은 비중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30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예년에 비해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서울은 2019년부터 30대 매입 비중이 가장 높았던 지역으로 지난해에도 33.1%를 기록하며 전체의 3분의 1 수준을 차지했다. 그러나 금리인상이 본격화한 2022년 같은 기간 28.2%보다는 상승했다.

지난해 부산(27.2%), 대구(28.5%), 인천(26.9%), 세종(31.9%) 등에서는 30대의 매입 비중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40대를 제쳤다.

이처럼 30대가 활발하게 아파트 매수에 나서게 된 원인으로는 2022년부터 본격화된 ‘빌라사기’ 여파와 낮은 청약 가점, 정부의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등이 꼽힌다.

30대는 빌라사기로 인해 전세보증금을 떼인 대표 세대인 동시에, 젊고 부양가족이 많지 않아 청약가점에서 불이익을 봐야 했다. 이에 따라 내집 마련을 위해 기존 아파트를 매수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지난해 정부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고,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4%대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하는 특례보금자리론을 공급하면서 고금리 속에서도 젊은 층의 주택 매매시장 진입이 활성화한 것으로 보인다.

30대와 함께 경제력 있는 50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 역시 21.5%로 2019년 조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2021년과 2022년에 6%를 넘겼던 20대 이하의 매입 비중은 4.5%로 줄었다.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며 젊은 ‘영끌족’의 매수가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