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자라면 한번쯤 해봄직한 고민을 한방에 날려준 증권사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이 최근 화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투자자 사이에서는 NH투자증권의 MTS ‘나무증권’에 신설된 ‘물타기’ 계산기 기능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물타기’란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의 주가가 하락할 때 보유 주식을 하락한 가격만큼 더 저렴하게 추가 매입해 매입 평균단가를 낮추는 투자 방법을 의미한다. 주식 투자자라면 흔히 쓰는 투자 방식 중 하나이지만 물타기 시 필요한 비용, 물타기 후의 단가 변화 등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계산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물타기 계산기’, ‘주식투자 계산기’ 등의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이 있을 정도다.
나무증권은 지난해 10월 앱 내 매수와 매도 버튼 옆에 ‘물타기 계산기’를 별도 신설했다. 물타기 계산기에서 슬라이더를 움직이면서 예상 평단가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앱 하나로 투자를 용이할 수 있게 했고 초보 투자자도 쉽게 사용하도록 직관적인 사용자경험(UX)·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제공했다.
예컨대 대한항공 주식을 현재가 2만3600원으로 1000주 더 구매하면 현재 평단가 2만7282원에서 예상 평단가는 2만4085원으로 낮아지고 이를 위해선 2360만원의 투자자금이 든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물타기 기능은 나무증권이 최초는 아니다. 2022년 토스증권을 시작으로 신한투자증권 등이 물타기 계산기를 MTS에 적용해 사용 중이다.
그런데 투자자들은 후발주자 나무증권의 물타기 계산기에 호평을 보내고 있다. 기존의 물타기 기능처럼 간단한 수학 계산기 방식이 아니라 귀여운 캐릭터와 애니매이션으로 이를 시각화해 보다 직관적인 UX와 UI를 제공한 것이 나무증권의 ‘한 방’이 됐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웃긴 NH주식 앱’, ‘NH 주식앱 근황’ 등으로 물타기 기능이 소개되면서 MTS 호평으로 이어질 정도다.
개인 투자자 신혜인(37) 씨는 “MTS를 사용하면서 물타기 계산기를 따로 써야할 때 불편했는데 앱 내에서 한번에 이용 가능해 편리하다”며 “무엇보다 보기 편하고 캐릭터가 귀여워서 사용하기에 좋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처음에는 ‘수학 계산기’ 형식으로 기획을 했다가 캐릭터를 활용해서 물을 타는 애니메이션을 제공하면 물타기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과 생각이 좀 완화된다고 생각했다”며 “투자에 너무 매몰되다보면 자신의 원칙을 어기면서 뇌동매매를 할 때가 있는데 오히려 물타기 계산기 시뮬레이션에서 캐릭터가 재밌고 귀엽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분위기도 환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뇌동 매매란 우레가 치면 모든 사물이 덩달아 울리는 것을 말하는 뇌동에 매매를 붙인 합성어로 다른 투자자의 움직임이나 의견을 좇아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것을 뜻한다. 이 관계자는 “‘물타기’는 투자 손실을 만회할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보유한 종목의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에 사용하는 서비스”라며 “이 기능을 사용할 때 고객이 느낄 수 있는 부정적인 경험과 생각을 최대한 제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측은 국내주식 물타기 계산기 기능의 인기에 힘입어 향후 해외주식 물타기 계산기 기능도 추가 도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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