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4월 국내에 출시한 BYD의 전기 1톤 트럭 T4K는 213대 팔려 목표 판매량인 3000대를 달성하지 못했다. 비슷한 모델인 현대차 ‘포터 일렉트릭’이 지난해 2만8506대, 기아 ‘봉고3 EV’가 1만 5112대 팔린 것과 비교하면 국내 전기 트럭 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국내에서 선호도가 높은 포터, 봉고 트럭보다 100만~500만원 비싸게 책정된 가격 탓에 경쟁력을 잃었다는 점이 판매 부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1톤 트럭은 주로 소상공인이 구매하기 때문에 100여만원 차이도 선택에 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전기차 시장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부진한 점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의 작년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53.2%, 중국은 42.7%, 유럽은 26.4%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의 경우 13.7% 증가하는데 그쳤다.
또 ‘중국산 차는 품질이 나쁘다’라는 인식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2년 내 신차 구입 의향이 있는 소비자 10명 중 4명은 중국산 전기차가 아무리 저렴해도 사지 않겠다고 답했다.
BYD는 2018년 한국에 처음 진출해 전기버스, 전기지게차 등 상용차를 중심으로 판매량을 점차 늘려갔다. 국내 전기 버스 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이 4년간 2배 가까이 늘면서 BYD도 작년 전기버스 판매량이 전년과 비교했을 때 52.0%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 추세에 힘입어 BYD는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과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 등 승용차 출시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작년 출시한 T4K 트럭 판매량이 저조한 실적을 내면서 시기가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BYD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되던 전기 승용차 부분도 최근 삭제됐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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