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부동산 투자이민제도 도입과 동시에 중국인 대상으로 투자 유치를 이끌어낸 분양형 콘도 '라온 프라이빗타운 제주' 전경.사진=라온프라이빗타운 홈페이지 제공
2010년 부동산 투자이민제도 도입과 동시에 중국인 대상으로 투자 유치를 이끌어낸 분양형 콘도 '라온 프라이빗타운 제주' 전경.사진=라온프라이빗타운 홈페이지 제공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제주 부동산 투자이민제’가 다시 활력을 되찾고 있다. 2020년부터 3년간 2~30억대에 머물렀던 투자금액은 작년 200억대로 올라섰다. 신규 비자를 취득한 외국인도 60명 대로 늘었다.

5일 제주도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작년에 외국인이 사들인 제주도 내 관광단지 및 콘도·숙박 펜션은 모두 37채, 매입액은 총 2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통해 거주 비자를 신규 취득한 외국인은 동반가족 포함 64명이다.

전년에 비해 투자 총액은 약 10배, 건수는 6배 늘어난 것이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투자 건수는 줄곧 100건을 훌쩍 넘겼지만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부터 3년간 한자리 수를 기록했다. 2020년 4건 25억 9500만 원, 2021년 4건 24억 500만 원, 2022년에는 6건 30억 700만 원이었다.

2010년부터 제주도는 지정된 관광단지 및 휴양 체류 시설을 매입한 외국인의 체류를 보장하는 ‘투자이민제도’를 시행해왔다. 법무부 지정·고시 시설에 10억 이상 투자하면 경제활동이 자유로운 거주(F-2) 자격을 부여하고, 5년간 투자를 유지하면 영주권 신청 자격을 받을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22년까지 이 제도를 통해 외국인 1915세대가 총 1조 2616억 원을 투자했는데 이 가운데 98%가 중국인이다. 코로나19 엔데믹과 중국의 한한령 해제 등의 영향으로 다시 제주도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도 도입 후 외자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돕는다는 평가도 있지만 다양한 문제도 지적됐다. 국민건강보험 혜택, 지방 선거 투표권 등을 노리고 일시적으로 투자한 후 영주권을 받으면 그 돈을 다시 회수하거나 제주도에는 거주하지 않으면서 영주권만 챙기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투자를 활성화하고자 도입한 제도가 ‘영주권 자판기’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또 무분별한 개발로 이어져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주범이라는 비판도 있다.

작년 5월 제주도는 제도 폐지 대신 문제 개선을 위해 투자금을 5억에서 10억으로 늘리고 투자자 의무거주 기간도 ‘연간 4주 이상 체류할 것’을 추가해 개선안을 제출한 바 있다. 투자 이민제도는 2026년 4월 30일까지 시행된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