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 .사진=한국경제신문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 .사진=한국경제신문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투자 회사 주총 안건에 대해 행사한 반대 의결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1.5%p 줄었다.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 감소는 4년래 처음이다.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비중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도입 이후 증가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국민연금이 절반 이상의 안건에 대해 반대를 표시한 기업도 세방전지, 대창단조, 진원생명과학, 한일홀딩스, 대한항공 등 28곳에 달했다.

14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한 기업의 주주총회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국민연금은 2022년 624개 기업보다 23개(3.7%) 감소한 601개 기업에 의결권을 행사했다.

또 국민연금이 참여한 주주총회는 2022년 717회에서 2023년 680로 37회(5.2%) 감소했다.

국민연금이 참여한 주주총회에서의 안건 수는 △2020년 4494건 △2021년 4235건 △2022년 4345건 △2023년 4046건을 각각 기록했다.

또 해당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반대율은 △2020년 11.2%(503건) △2021년 11.4%(484건) △2022년 15.3%(665건) △2023년 13.8%(560건)로 변화했다. 2020년 이후 매년 오르던 주주총회 반대율이 2022년 최고점을 찍은 후 2023년 감소 전환했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전년 대비 더 많은 기업에 100%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의결권을 행사한 601개 기업 중 237개(39.4%) 기업의 안건에 100% 찬성했다. 이는 2022년 624개 기업 중 224개(35.9%) 기업의 안건에 모두 찬성표를 행사한 것과 비교하면 13개(3.5%p) 증가한 수치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보수한도액, 보수규정 등 ‘임원보수’와 관련된 안건에 가장 많은 반대표를 던졌다. 총 878건의 ‘임원보수’ 안건 중 가장 많은 251건에 대해 반대하며 반대율은 28.6%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인 2022년 29.3%(282건) 대비 0.7%p 감소한 수치다.

또 국민연금은 지난해 ‘정관변경’과 관련된 안건 413건 중 16.2%(67건)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는 전년 24.5%(110건) 대비 8.3%p 감소한 것이다.

이어 안건별로 반대율은 ‘임원선임’ 10.3%(211건), ‘주식매수선택권’ 9.8%(8건), ‘재무제표 등’ 3.3%(19건), ‘자기주식취득/소각’ 20.0%(2건), ‘합병/분할 등’ 6.3%(1건) 등을 기록했다.

그밖에 ‘준비금→이익잉여금(결손금)’, ‘주식교환’ 관련 안건에는 반대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국민연금의 반대 의사 표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일부 기업의 안건에는 많은 반대표가 몰렸다. 국민연금 반대율이 50% 이상을 기록한 기업은 전체의 4.7%(28곳)였다.

전체 안건 모두를 반대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 예로 지난해 국민연금은 세방전지 주주총회에서 오른 임원선임, 임원보수 등 안건 2개 모두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어 대창단조의 안건 10개 중에서는 8개를 반대하며 반대율 80%를 기록했다. 국민연금은 대창단조 주주총회 의안 10개 중 이사(5명) 선임과 감사위원회 위원(3명) 선임에 대해 반대했다.

또 진원생명과학(반대율 75%), 한일홀딩스(66.7%), 대한항공(62.5%), 대성홀딩스(60.0%), 쿠쿠홀딩스(60.0%), 한솔케미칼(60.0%), 코스모신소재(57.1%), 쿠쿠홈시스(57.1%) 등이 뒤를 이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