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19개월째 감소
치솟는 아파트 분양가로 메리트 없다는 인식 확산

“내 집 마련은 다음 생에”...차갑게 식은 청약통장 인기
‘로또’ 당첨과도 비교되며 뜨거운 열기를 일으켰던 청약 시장의 분위기가 최근 들어 차갑게 식은 모양새다. 고분양가 등으로 내 집 마련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창약통장 가입자도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2556만137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2561만3522명)과 비교해 5만2146명 줄어든 수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은 598만4674명에서 597만4299명으로 한달 동안 1만375명이 줄었다.

인천·경기는 842만5176명에서 841만2063명으로 1만3113명 감소했으며 5대 광역시도 493만880명에서 491만9592명으로 1만1288명 줄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022년 6월 2703만1911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달까지 19개월 연속 감소하는 추세다. 이 기간 청약통장을 해지한 이들만 147만535명에 달한다.

이처럼 청약 시장이 차갑게 식은 원인으로는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의지가 크게 꺾인 점이 꼽힌다.

여기에는 무섭게 치솟는 분양가가 한몫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3714만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3063만원) 대비 21% 증가했다.

실제로 수도권에서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10억원을 훌쩍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주변 시세와 비교해 분양가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렇다 보니 완판에 실패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본청약에서 ‘1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서울 동대문구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는 4달 넘게 완판에 실패해 최근 3차 무순위 청약까지 진행한 상태다.

지방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이를테면 경북 울진군에서 진행한 A아파트 60가구 청약에 신청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 충남 홍성군의 B아파트는 292가구 모집에 신청자가 2명에 그쳤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