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가격을 예측하는 5가지 방법

비트코인 시세가 7만 4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원화마켓 시세가 1억원을 넘어서고 있다./한국경제신문
비트코인 시세가 7만 4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원화마켓 시세가 1억원을 넘어서고 있다./한국경제신문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세가 무섭습니다. 국내외 가격이 전고점을 새로 쓰고 다른 코인 가격도 견인하는 등 확연히 코인 시장이 황소에 올라탄 모양새입니다.

주변에 코인 이야기가 늘어나고 언론의 코인 가격 보도량도 증가했습니다. 사실 이젠 낯설지 않습니다. 몇 차례 상승장을 겪어서일까요.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그동안의 경험상 이렇게 급격히 오르면 언젠가는 추락합니다. 떨어지다 다시 오르기도 하고, 그러다 다시 떨어지기도 하겠지만 더 길게 보면 결국 오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롤러코스터를 모두 버텨내고 장기 보유를 유지하는 것은 ‘야수의 심장’이 없는 범부로서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니 도대체 언제까지 쥐고 있어야 할지, 더 사야 하는 건지 의문만 자꾸 듭니다.

코인 가격을 예측하는 방법을 묻는 분들이 더러 있지만 정확한 예측은 물론 불가능합니다. 다만 코인 시장의 특성에 착안해 가격 추이를 분석하는 도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①코인 이동 추적 :
자금 흐름으로 가격 상승 예측

코인 자산의 이동은 추적이 가능합니다. ‘지갑’이라고 부르는 코인 저장소에는 고유의 개별 주소가 있고, 그 주소 간의 이동은 블록체인에 기록되어 모두 공개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온체인데이터’라고 부릅니다.

지갑 소유자가 스스로를 공개하지 않는 이상 소유자가 누구인지 특정할 방법은 없습니다. 따라서 모든 거래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몇 가지 기법을 통해 그 지갑의 종류를 추정할 수는 있습니다. 가령 블록체인에 새로 생성되는 코인의 주소는 채굴자 지갑입니다. 거래소에 코인을 보냈을 때 반응하는 주소는 거래소 지갑입니다.

코인 업계에서는 자산 보유량·거래량이 많은 이를 ‘고래’라고 부르는데 보유량·거래량 데이터를 토대로 고래의 지갑도 지목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시작해 지금은 세계적 인지도를 자랑하는 데이터 분석기업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일찍이 채굴자, 거래소, 고래 간의 자금 흐름을 토대로 가격 분석 툴을 제시했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거래소는 현금 또는 다른 코인으로의 전환이 일어나는 곳입니다. 따라서 거래소로 이동하는 자산은 해당 코인의 매도를 의미합니다. 채굴자나 고래가 어떤 코인을 대량으로 판다는 건 가격 하락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거래소에 있던 자산이 거래소가 아닌 개인 지갑 등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은 장기 보유, 곧 가격 상승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②투자 심리 모니터 :
코인 과열 측정해 상승 랠리 전망
주식 및 채권 등 전통 자본시장과 비교할 때 코인은 ‘실체가 없다’는 비판을 많이 받습니다. 코인 시장 50%가량을 차지하는 비트코인마저도 용도가 뭐냐고 물으면 언뜻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도지코인 경우엔 재미 삼아 만들어 시총 10위권까지 오르자 이제 어떻게 쓰면 좋을지 계획이 만들어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니 실체를 묻는 게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합니다. 게다가 코인 투자자 중엔 ‘깜깜이 투자’도 꽤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 결국 남는 것은 투자 심리입니다. 사려는 사람이 많은지, 팔려는 사람이 많은지, 사려는 사람이 많다면 다른 사람들의 기대 매수가는 얼마인지, 팔려는 사람이 많다면 다른 사람들은 얼마에 샀는지 등을 알 수 있다면 매매에 좋은 참고가 되겠지요.

데이터 기업 인투더블록(IntoTheBlock)은 각 코인 지갑의 매수 가격과 현재 가격을 비교해 각 매수 구간별 규모와 수익 여부를 도표로 보여줍니다. 거래소 자료를 취합해 매수 및 매도 주문이 종합적으로 어떻게 분포해 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이를 응용해 상승 랠리를 전망할 때 쓰이는 MVRV라는 도구도 만들었습니다. 비트코인의 경우 생성 이후 움직이지 않고 있는 코인의 양이 상당합니다. 이를 배제한 최근의 이동량을 실현시가총액(RV)이라 정의하고 시가총액(MV)을 RV로 나눈 값을 통해 과열 정도를 측정한다는 개념입니다.③공포와 탐욕 지수 :
최근 극단의 탐욕 상태 나타내
투자자들의 감정 상태는 공포와 탐욕을 오고 갑니다. 공포와 탐욕 지수는 2012년 CNN이 주식시장의 정서를 측정하기 위해 만들었지만 코인 분석기업 얼터너티브미가 코인 시장용으로 다시 만들었습니다. 0이 극단적 공포(두려움), 100이 극단적 탐욕을 가리키며 변동성, 거래량, SNS 언급량, 전체 코인 시장 내 비트코인 비중, 구글 검색량 등을 반영한 지수입니다.

투자자들은 지수가 100에 가까워지면 미래를 낙관하고, 0에 다가갈수록 공황 상태에 빠집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감정 상태가 0과 100을 오가며 순환하게 되므로 0과 100은 반전의 계기가 마련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지난 1년 동안의 공표와 탐욕 지수 추이를 보면 지난해 10월 말 상승장에 들어선 이후 상당 기간 탐욕의 영역에 해당하는 70 이상 구간에 머물렀으며 최근에는 90까지 뛰며 극단의 탐욕 상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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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투자자들의 입소문 :
소셜미디어 속 집단 투자심리 예측

글로벌 코인 투자자들은 엑스(옛 트위터)와 텔레그램 등 SNS에서 활동하며 이런저런 의견을 나누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집단적 투자 심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이 같은 입소문을 중시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한발 나아가면 전체적인 대화의 분위기가 긍정과 부정 가운데 어떤 흐름을 보이는지를 분석해 코인 가격의 향배를 짚어볼 수도 있겠습니다.

데이터 기업 샌티먼트(Santiment)가 제공하는 서비스 ‘소셜트렌드’는 트위터, 디스코드, 레딧, 텔레그램의 언어를 분석해 코인 투자자 커뮤니티의 분위기를 짚어줍니다. ‘급상승 키워드’ 순위를 제시하고 그 배경을 설명하기도 합니다.⑤김치 프리미엄 :
하락장으로 연결되는 경고 신호
코인 시장도 점차 역사를 더해가면서 선례가 쌓이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참고할 만한 지표가 생기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가령 동일한 코인의 한국 거래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높으면 흔히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일컫습니다.

이는 한국의 외환 거래 제한 정책이 주 원인이지만 한국 시장이 다른 나라보다 과열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심각한 수준의 김치 프리미엄은 하락장으로 연결된 사례가 많았던 만큼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집니다.

이 밖에도 여러 시장참여자들이 다양한 도구를 고안하고 있고 카이코, K33 등 분석 기업들이 저마다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합니다. 비인크립토, 코인데스크 같은 전문매체들의 분석기사도 참고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쪼록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외현 비인크립토 한국·일본 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