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도매가격이 1년 만에 2배 넘게 뛰어 처음으로 10kg당 9만원대를 기록했다. 3월 14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사과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과 도매가격이 1년 만에 2배 넘게 뛰어 처음으로 10kg당 9만원대를 기록했다. 3월 14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사과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1%를 기록했지만 소비자들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물가상승률은 이보다 훨씬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가장 큰 문제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먹거리 물가다. 대표적인 품목이 사과다. 사과와 인플레이션을 조합한 ‘애플레이션’이란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가격이 비싸졌다.

3월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사과(후지·상품) 10kg당 도매가격은 1년 전보다 두 배가량 오른 9만1700원으로 집계됐다. 사과뿐만이 아니다. 배, 딸기, 토마토 등 평소 즐겨 먹는 대표 과일들이 일제히 값이 올랐다. 지난 2월 신선과실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1.2% 급등하며 32년 5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인 삼겹살 가격도 올랐다. 축산물평가원의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3월 12일 기준 삼겹살(100g) 소매가는 2299원이었다. 평년 가격(2059원)과 비교해 11.7% 상승했다. 도매가는 1kg당 5042원으로 한 달 전(4453원)보다 13.2% 올랐다.

한국소비자원이 제공하는 ‘참가격’을 살펴보면 도매가와 소매가가 오르면서 식당에서 판매하는 삼겹살 1인분의 가격도 1만9514원을 기록하며 전월(1만9429원)보다 소폭 올랐다. 이 추세라면 삼겹살 1인분 2만원 시대가 오는 날도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물가는 당분간 쉽게 떨어질 것 같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진 3월 13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79.72달러로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