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몸에 좋은 걸로” 커지는 프리미엄 생수 시장
‘좋은 물’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헬시플레저(즐거운 건강 관리) 트렌드에 ‘물도 마시는 건기식(건강기능식품)’이란 인식이 자리 잡으며 물의 성분, 물맛과 식감까지 꼼꼼하게 따져 고르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집에서 보리차를 끓여먹던 시대에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원하는 품질의 식수를 패키지로 구매해 마시는 시대로 바뀌면서 관련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조사 결과, 국내 식수 시장 규모는 2018년 1조 5,738억 원에서 지난해 2조 6,838억 원으로 70.5% 커졌다.

또 프리미엄 식수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프리미엄 식수 시장 규모는 194억 4천만 달러(약 26조 301억 원)로, 연평균 7%씩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유해한 물질이 포함되지 않고 미네랄이 적당히 함유돼 약한 알칼리성을 띠는 물을 ‘좋은 물’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충분히 녹아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5대 영양소 중 하나인 미네랄은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중금속 배출과 독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미네랄 워터는 2022년 기준 글로벌 식수 시장에서 41.8%로 가장 큰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그랜드 뷰 리서치는 모든 연령대에서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만큼 프리미엄 건강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미네랄 워터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롯데칠성음료의 에비앙이 있다. 유럽 지역의 토양 특성상 칼슘과 마그네슘 등 성분과 활성산소를 줄여주는 빙하수의 활성수소를 함유한 것이 특징이다. 미네랄 워터 인기에 맞춰 에비앙은 캐릭터 스누피와 협업해 한정판 패키지를 선보이는 등 헬시플레저 트렌드를 주도하는 MZ 소비자층을 겨냥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출시한 미네랄 워터 제주 한라수도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 한라수는 시판되는 식수제품보다 칼슘, 마그네슘, 칼륨 등 미네랄 성분을 2배 이상 함유했다. 또 해양심층수라 필수 미네랄 외에도 아연, 망간 등 희귀한 미네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라수는 미네랄 워터 수요 급증에 따라 생산량 확대를 위해 100억 원을 투자해 제주에 제2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흐름에 맞춰 음료 시장 대표 기업인 코카콜라와 펩시코도 프리미엄 생수 시장을 공략한다. 펩시코는 올해 전해질을 함유한 생수인 ‘게토레이 워터’를 출시할 예정이며, 코카콜라는 이미 ‘글라소 스마트워터’를 고급 생수로 앞세워 홍보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2016년부터 생수가 탄산음료 판매량을 넘어서는 등 탄산음료를 기피하고 생수를 마시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그랜드 뷰 리서치는 지난해 세계 생수 시장 규모 3039억 5000만 달러(407조 4,449억)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5.9%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