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업계 ‘로우 전쟁’, 저당에서 디카페인으로 확대
맛과 건강 모두 놓치지 않는 ‘헬시 플레저 (Healthy pleasure)’ 유행에 칼로리와 당, 카페인 성분의 섭취를 최소화하려는 소비자가 늘었다. 이에 식음료업계는 디카페인 메뉴를 늘리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로우스펙 경쟁이 로우 슈거에 이어 로우 카페인으로까지 확대하는 추세다.

특히 디카페인 커피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기존에 일반 커피를 즐겨 마시던 소비자들이 숙면, 카페인 중독 등 건강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대안책으로 디카페인을 선택하는 것이다. 디카페인 커피는 카페인 함량을 일반 커피 대비 90% 이상 줄인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디카페인 커피 수입량은 지난해 6,521톤으로 집계됐다. 2018년(1,724톤)에 비해 278% 늘어난 수치다. 전체 커피 수입량에서 디카페인 생두·원두의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08%에서 3.39%로 커졌다.

지난 2021년부터 디카페인 커피를 선보인 커피 프랜차이즈 블루샥은 디카페인 커피가 전체 커피 음료 판매량의 약 8%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디카페인 원두 발주량도 전년도 대비 약 15.4% 증가했다. 이에 드립백, 캡슐커피 등 디카페인 MD 제품을 출시하는 등 소비자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SPC 비알코리아의 던킨도 지난해 커피 메뉴 판매량 중 디카페인 커피가 약 12%를 차지했다. 관련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자, 일부 매장에서만 운영하던 디카페인 블렌드를 전국 매장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디야커피 역시 수요 증가에 발맞춰 모든 커피 음료에서 디카페인을 주문할 수 있게 했고, 지난해 디카페인 에스프레소 판매량 월평균 10%의 꾸준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스타벅스는 디카페인 커피 판매량이 2018년 600만 잔에서 2022년 2,500만 잔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디카페인 영역은 커피를 넘어 콜라까지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코카콜라가 디카페인 콜라 ‘제로제로’를 선보인 데 이어 펩시도 지난 12일부터 콜라에 카페인을 넣지 않은 신제품 '펩시 제로슈거 제로카페인'(펩시 제로카페인)을 출시했다. 제로 콜라에부터 제로 카페인 콜라까지 출시하며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헬스디깅족을 중심으로 과량 섭취 시 건강 관리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칼로리, 당, 카페인 등의 섭취를 줄이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며 “음료 고유의 향과 풍미는 살리고 카페인 부담이 없는 디카페인 음료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