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취임 당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사진=효성그룹
2007년 3월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취임 당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사진=효성그룹
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가 29일 별세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공로를 기리고 애도를 표명했다.

한경협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재계의 큰 어른을 떠나보내야 하는 슬픔과 허전함을 이루 표현할 길 없다"며 애도했다.

조 명예회장은 2007∼2011년 한경협의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을 맡아 재계를 대변해 정부에 규제 개혁 등을 건의한 바 있다.

한경협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기존 직원 임금을 동결하며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잡 셰어링'을 맨 먼저 주창했다"며 "이에 많은 기업이 동참한 결과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수만 명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동안에도 한국은 30대 그룹의 종업원이 오히려 9% 늘어나는 기적을 일궈냈다"고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대한상의는 "고인은 기술 중시 경영의 선구자로서 우리나라 섬유, 화학, 중공업 등 기간산업의 발전에 초석을 놓았고, 미국, 일본과의 민간외교에도 적극 앞장서며 한국경제의 지평을 넓히는데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
2009년 7월 제주 하계포럼에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과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사진=효성그룹
2009년 7월 제주 하계포럼에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과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사진=효성그룹
경총은 "고인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경총 고문으로서 경영계가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찾을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며 "경영계는 고인의 기업가정신과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기업 경쟁력 강화와 기술혁신을 통한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무역협회는 애도문을 통해 "조 회장은 기술 개발에 대한 남다른 애착과 과감한 경영 혁신을 통해 효성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고 평가했다.

조 명예회장은 효성그룹 경영뿐만 아니라 재계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도맡아왔다. 1987년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 한일경제협회, 한일포럼, 한미재계회의, PBEC(태평양경제협의회) 등 국내외 대표 경제교류단체를 이끌며 경제외교 확대에 힘썼다.

일찍이 일본, 미국 등에서 공부하며 국제 관계의 중요성을 꿰뚫어봤던 그는 정부와 보조를 맞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미국 비자 면제, 지식재산권 규제 등급 완화 등을 위해 노력했다.

조 명예회장은 29일 향년 89세의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유족으로는 부인 송광자 여사,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삼남 조현상 효성 부회장 등이 있다.

장례는 효성그룹장으로 4월 2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명예장례위원장을,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다. 영결식은 4월 2일 오전 8시 열릴 예정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