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을 사칭한 주식 투자 광고 화면 갈무리.
유명인을 사칭한 주식 투자 광고 화면 갈무리.
최근 유명인을 사칭한 투자 리딩방 사기가 기승을 부리자 정부와 플랫폼 업계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작년 9~12월 유명인 사칭 사기를 포함한 투자 리딩방 불법 피해 건수는 1000건 이상이며, 피해액은 1200억원대에 이른다.

정·재계인사나 유명 연예인을 사칭하거나 이미지를 도용한 광고를 유튜브나 포털 등에 게재하는 것이 사기 수법의 시작이다. 그 후 피해자를 텔레그램, 네이버 밴드, 카카오톡 채팅방 등 ‘주식 리딩방’으로 유입해 가짜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투자금을 가로채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지난달 22일 사칭 피해를 본 유명인들이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위한 모임’을 결성해 기자회견을 열고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27일 ‘불법사금융 척결 범정부 실무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개최한 이후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내 플랫폼 사에 '유명인 사칭 광고 피해 방지를 위한 자율 규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네이버 밴드는 올해 들어 ‘이용 제한 사유에 해당하는 사칭계정 및 밴드 정의와 징계기준’을 명문화했고 고객센터, 신고센터 등에 사칭 사기나 피해를 신고할 수 있는 창구를 준비 중이라 밝혔다.

카카오톡 또한 고객센터 도움말 페이지에 '사기·사칭 신고' 설명 페이지를 추가하고, 수시로 금칙어를 강화해 해당 키워드 검색 시 노출 제한이 되도록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플랫폼인 구글도 지난달 28일 자사 포털과 유튜브 등에서 사칭광고한 광고주의 계정을 사전 경고 없이 영구 정지하는 조치에 나섰다. 광고 정책 페이지의 문구를 ‘공인, 브랜드, 조직과의 제휴 또는 이들의 지위를 사칭해 금전이나 개인정보를 제공하도록 유도하는 광고’로 변경하는 등 사칭 광고 규제 정책을 강화했다.

현재 온라인 플랫폼에서 사칭 광고를 규제하는 법률이 없고 형사처벌 대상도 아니라 규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법적보호 수단이 마련되기 전까지 플랫폼 차원에서 사칭 광고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