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는 슈퍼앱 경쟁의 서막에서 첫 번째 지표가 될 모바일뱅킹 앱의 경쟁 우위를 분석했다.

한경비즈니스는 모바일뱅킹의 중요성이 커진 2018년부터 은행 모바일뱅킹 앱의 경쟁 우위를 분석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해 왔다. 올해로 7회를 맞은 설문조사에서도 핵심은 슈퍼앱이었다.

각 은행 앱 서비스가 고도화되면서 우위를 가리기 어려울 만큼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으나 간발의 점수 차는 슈퍼앱의 유무가 갈랐다. 슈퍼앱으로 개편한 금융 앱 서비스는 상위권에 자리한 반면 슈퍼앱이 부재한 금융 앱 서비스는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현존하는 최고의 앱” vs ““금융 앱 정체성 잃어” 주거래 고객 150인의 모바일 뱅킹 앱 평가
토스뱅크하나의 앱 전략으로 차별화된 성장을 기록한 토스뱅크는 ‘화면 구성’ 부문을 제외한 6개 부문 모두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다양한 혁신 상품을 출시하며 은행권의 ‘메기’ 역할을 한 토스는 비대면 거래에서 혁신 상품으로 시장의 흐름을 바꾸며 은행권 경쟁을 촉발했다. 2021년 출범하자마자 내놓은 ‘토스뱅크 통장’은 하루만 돈을 맡겨도 2%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자유입출금 통장으로 가입 기간이나 예치 금액에 제한을 걸지 않았으며 지난해 8월에는 인터넷은행 최초로 중저신용자의 신용회복을 지원하는 ‘햇살론뱅크’를 출시하고 9월엔 은행권 최초로 보증금 반환보증을 함께 제공하는 ‘전월세자금대출’을 출시했다.

‘이벤트 및 혜택’ 부문에서도 4.33점을 받았다. 이는 토스뱅크의 혜택뿐 아니라 ‘인 앱’ 전략으로 토스의 모든 이벤트와 혜택들이 토스뱅크 사용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어 이용자의 호평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토스는 앱 안에 광고 상품이 모여 있는 ‘혜택’ 탭을 따로 두어 광고이지만 사용자에게는 혜택이 되는 윈-윈 전략을 쓴다. 이 탭을 찾는 사용자만 현재 700만 명으로 토스뱅크를 쓰는 이용자와 중복된다. 이에 사용자들은 토스의 최대 장점으로 편의성에 이어 이벤트를 꼽을 정도다.

이용자 만족도도 높았다. “현존하는 은행 앱 중 최고”, “완벽한 앱”이란 평가도 나왔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광고가 너무 많다”, “금융 앱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것 같다”, “보안 문제에 지속적으로 신경을 써야 한다” 등의 의견이 게재됐다. 카카오뱅크
“현존하는 최고의 앱” vs ““금융 앱 정체성 잃어” 주거래 고객 150인의 모바일 뱅킹 앱 평가
‘혁신의 아이콘’ 카카오뱅크는 화면 구성에서 특히 최고점을 받았다.

모회사인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운영하며 쌓은 경험이 카카오뱅크에 시너지효과를 내며 출시했을 때부터 직관적인 UI와 UX로 돌풍을 일으켰다. 비밀번호 패턴 입력 후 홈 화면에서 바로 보유계좌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예상 가능한 위치에 서비스를 배열해 직관적으로 찾을 수 있게 했다. 지금이야 카카오뱅크의 모델을 본뜬 서비스가 많지만 서비스 출범 당시인 2017년만 해도 기존 시중은행은 로그인 후 첫 화면에 많은 탭과 메뉴를 배치했다.

최근에도 카카오뱅크는 더 간편한 UI·UX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고령자와 금융 취약자 등을 위해 꼭 필요한 기능만 넣은 ‘간편 홈’ 서비스를 지난해 6월 출시했다. 화면 구성뿐 아니라 큰 글씨, 큰 버튼 등으로 가독성과 접근성을 높인 UI가 특징이다.

150명의 이용자 중에서도 UX와 UI 직관을 꼽은 이들이 많았다. ‘모임통장’, ‘세이프박스’, ‘26주적금’, ‘대출서비스’ 등 비대면 금융상품에 대한 호평도 높았다. 단 “이벤트가 부족하다”, “타사와의 금융연계가 아쉽다” 등의 반응이 아쉬운 점으로 제시됐다. 신한은행
“현존하는 최고의 앱” vs ““금융 앱 정체성 잃어” 주거래 고객 150인의 모바일 뱅킹 앱 평가
신한금융의 슈퍼앱 ‘신한 슈퍼쏠(SOL)’은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신한라이프, 신한저축은행 앱의 핵심 기능을 결합해 ‘한곳에서 빠르게’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는 통합 앱이다. 한번의 로그인으로 각 그룹사 앱의 핵심 기능을 처리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2월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은행의 계좌 개설 및 조회·이체, 카드 발급과 청구대금 결제, 증권의 주식 거래와 입출금, 라이프의 보험 가입과 보험금 청구, 저축은행의 예적금 가입과 대출 등 다빈도 업무를 파악해 앱의 핵심 기능을 하나의 앱에 구현했다.

통합앱에 대한 반응은 호평이 많았다. “신한금융 타사와의 연계성”, “은행 금융, 카드, 주식이 합쳐져 편리함”, “자산상태를 한번에 알아보기 편함” 등의 반응이 나왔다.

반면 “상품찾기가 어렵다”, “메뉴가 복잡하다”, “이벤트가 새창으로 열려 앱이 아니라 웹페이지 느낌이 난다”, “기능이 너무 많다” 등의 부정 반응도 일부 있었다. 하나은행
“현존하는 최고의 앱” vs ““금융 앱 정체성 잃어” 주거래 고객 150인의 모바일 뱅킹 앱 평가
하나은행은 시중은행의 슈퍼앱 경쟁에서 선두주자다.

일찍이 2020년 8월에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한 번의 로그인으로 계열사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앱을 개편했다. 하나금융그룹 주요 계열사의 대표 서비스를 연결하는 ‘하나원큐’다.

하나은행 측은 고객의 자산 관리와 증대를 목표로 차별화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접목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슈퍼앱이라고 강조한다. 비금융서비스를 강조하기보다는 금융서비스 추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나원큐 앱 홈 개편’, ‘마이데이터 서비스 하나 합’, ‘AI 기반 자산관리 아이웰스’ 등 금융업 본연의 역량을 강화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 사례다.

이번 조사에서도 ‘비대면 거래’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총점 3.99점을 받아 7개사 평균(3.98점)보다 높았다.

이용자들은 “통합 자산 관리의 편리함”, “타 은행보다 직관적”, “기본 업무인 이체, 카드 거래가 쉽고 간편함”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앱 구동 속도를 지적하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실행 속도’ 부문은 3.70점을 받아 평점(3.95점)보다 낮았다. KB국민은행
“현존하는 최고의 앱” vs ““금융 앱 정체성 잃어” 주거래 고객 150인의 모바일 뱅킹 앱 평가
KB스타뱅킹은 2022년 70여 개의 KB금융그룹 계열사 서비스에 2023년 생활편의 혜택을 추가하며 KB 대표 슈퍼앱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월간활성고객수(MAU) 122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시중은행의 슈퍼앱 중 빠른 성장을 달성하고 있다.

고객 편의를 위한 지속적인 개편 작업도 KB스타뱅킹의 강점이다. KB금융은 비대면대출 프로세스에서 통신사의 휴대폰 본인확인이 필요했던 거래를 KB국민인증서 본인확인 기능으로 대체해 불필요한 입력절차를 제거했으며 연내에 로그인을 하지 않고도 KB스타뱅킹 앱만 클릭하면 바로 알림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KB스타뱅킹 앱에 대한 고객 반응은 우호적이다. 150명의 주거래고객 중에는 “편리함”, “깔끔함”, “쉽고 빠름”을 제시한 이용자가 많았다.

다만 앱 디자인이나 이벤트 혜택에 대해선 아쉬운 목소리가 컸다. “디자인이 투박하다”, “디자인이 다소 올드하다”, “이벤트 혜택이 부족하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KB국민은행은 슈퍼앱으로의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상반기 중 환급형 여행자보험, 손해·생명보험 통합보장분석서비스 등 계열사 간 서비스를 결합 제공하고, 하반기에는 해외여행 시 원화는 물론 외화포인트로 현지 결제와 ATM 출금까지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여기에 강력한 우군까지 더했다. 출시 2주년을 맞은 삼성금융네트웍스은 지난 4월 12일 통합 앱 '모니모'의 활성화를 위한 제휴 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KB국민은행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삼성금융네트웍스는 KB국민은행과의 세부 서비스 내용을 확정하고 본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후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을 거쳐 연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현존하는 최고의 앱” vs ““금융 앱 정체성 잃어” 주거래 고객 150인의 모바일 뱅킹 앱 평가
우리은행의 ‘우리원뱅킹’은 고객 중심의 최적화된 금융 서비스가 강점이다.

지난 2022년 은행권 최초로 고객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고객의 행동 이력을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해 도출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이 실질적으로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3월에는 ‘마이메뉴’ 기능으로 UI와 UX를 개선했다. 메인화면 메뉴를 최대 12개 메뉴까지 이용자가 자유롭게 편집하는 기능이다. 금융거래 외에도 생활편의, 연령별 특화 서비스 등 기존 31개에서 50개로 확대해 고객 사용 패턴에 맞춘 개인화 디지털 서비스를 구현했다.

앞으로도 사용자 행동 분석과 디지털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 생활밀착형 금융 플랫폼으로 만들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뉴원뱅킹’으로 슈퍼앱을 출시해 한층 더 고객친화적 앱으로 거듭난다는 각오도 밝혔다.

고객 중심의 서비스는 이번 조사에서도 호평을 샀다. “첫 화면에 마이메뉴가 있어서 좋다”, “직관적이며 UI가 깔끔하다”, “필요한 서비스를 찾기 쉽다”는 반응이 다수를 이뤘다. 단 “이벤트 및 혜택이 부족하다”, “보안 측면에서 안정적이지만 타 앱과 비교했을 때 실행속도에서 아쉽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앱이면 좋겠다” 등의 반응도 나왔다. NH농협은행
“현존하는 최고의 앱” vs ““금융 앱 정체성 잃어” 주거래 고객 150인의 모바일 뱅킹 앱 평가
NH올원뱅크는 지난해 말 전면 개편으로 이용자 편의를 강화했다.

전 금융기관의 자산 현황과 다양한 생활콘텐츠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으며 메인화면에 마이데이터를 연계해 전 금융기관 자산·소비 현황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또 부동산·경제뉴스 등 여러 생활 콘텐츠를 통해 비금융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고객 편의성을 개선했다.

증권·카드·보험 등 농협금융 계열사별 대표자산을 바로 확인할 수 있으며 그룹사의 대출상품을 통합 조회해 최적의 대출을 추천해 주는 다모아대출 서비스 등 금융계열사의 주요 핵심 서비스도 제공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내년 초를 목표로 카드, 보험, 증권 등 종합금융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고객 중심 슈퍼앱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금융 전 시스템을 신기술 기반 클라우드 인프라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대고객 서비스를 전면 재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높은 접근성과 빠른 연결을 올원뱅크의 강점으로 꼽는 이용자가 많았다. 오랫동안 사용한 서비스라 편하다는 반응도 꽤 다수를 이뤘다.

아쉬운 점으로는 “시스템 메뉴 구성의 간편 및 개인화”, “UI의 편의성과 직관성”, “사용빈도가 높은 항목의 우선 배열” 등을 제시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