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 등의 마감 시황이 표시돼 있다. 사진=뉴스1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 등의 마감 시황이 표시돼 있다. 사진=뉴스1
9일 국내 증시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를 하루 앞두고 치열한 눈치 싸움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46% 내린 2,705.16에 장을 마쳤으며 코스닥지수는 0.14% 내린 859.33을 나타냈다.

장 초반 상승세를 타는 듯했으나 장중 경계심이 확산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눈치보기 장세 속에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9조5000억원)과 코스닥시장(8조9000억원) 모두 10조원을 밑돌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 기조를 이어온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해 1340억원가량 팔면서 하방 압력을 키웠다.

업종별로는 금융업(-0.89%), 화학(-0.68%), 전기전자(-0.39%) 등이 내렸으며 운수창고(1.38%), 철강 및 금속(0.81%) 등은 올랐다.

특히 코스피는 반도체, 저PBR 업종 등 주도 업종의 방향성이 부재한 가운데 산업재 섹터가 강세를 보였다.

제조업 경기 회복 기대감에 원자재 가격 상승과 더불어 건설기계, 조선, 운송 등 산업재 섹터가 전반적으로 강세였으며, 반도체 업종은 GTC 2024, 글로벌 IB의 마이크론 목표가 상향 이후 이벤트 부재에 횡보했다.

총선을 하루 앞두고 저PBR 업종(운수장비, 금융업, 유틸리티)은 큰 방향성 없는 보합세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 강세에 구리 관련주와 미국 전기차 '테슬라' 종목과 연동된 2차전지 일부 종목이 상승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는 총선과 3월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 발표 등 이벤트 대기 심리에 보합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정치 테마주들은 홀로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한동훈 테마주'로 꼽히는 대상홀딩스는 장중 8% 넘게 올랐다가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고 0.11% 오른 87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상홀딩스는 임세령 부회장과 오랜 연인으로 알려진 배우 이정재 씨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저녁 식사를 한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테마주로 묶였다.

또 다른 한동훈 테마주인 덕성(0.37%)과 와이더플래닛(-1.19%)도 장중 10.3%, 4.2%까지 오름폭을 키웠다 줄이는 등 주가가 널뛰기를 했다.

'이재명 테마주'인 동신건설은 이날 13.60% 급등한 2만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동신건설은 본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고향인 경상북도 안동에 있다는 이유로 이재명 테마주로 여겨진다.

또 다른 이재명 테마주로 꼽히는 에이텍과 이스타코는 각각 10.20%, 9.50% 올랐다.

'조국 테마주'로 분류되는 대영포장(4.70%)은 장 초반 하락했으나 장중 10.3%까지 올랐으며, 화천기계(1.89%)는 장중 하락과 상승을 반복했다.

정치 테마주는 정치 이벤트가 끝나면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많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편 10일 국내 증시는 선거일로 휴장한다. 밤에는 3월 미국 CPI 발표가 예정돼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3월 CPI와 근원 CPI는 전년 대비 각각 3.4%, 3.7% 상승하고, 전월 대비로는 모두 0.3%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지표가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상회할 경우 증시에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