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틴베스트 2024년 주주총회 시즌 리뷰 보고서 발간
행동주의 펀드 지배구조 개선 노력 경주, 스튜어드십 코드로 뒷받침해야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출발점”
국내 주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및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가 올해 주주총회에 대해 행동주의 펀드를 중심으로 '이사 선임 주주제안'이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등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잇따랐다고 평가했다.

17일 서스틴베스트는 이 같은 추세에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원칙) 강화 등 기관투자자가 참여하는 실효성 있는 기업 밸류업 정책이 뒤따르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지난 15일 2024년 정기주주총회 시즌 리뷰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사는 올해 주주총회를 연 255개 국내 상장사의 1608개 안건을 분석하고 이 중 10.1%에 해당하는 163개 안건에 반대를 권고했다. 반대 비율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정관 변경’ 안건과 ‘이사 및 감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대한 반대 권고율은 상승했다.

올해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안건 유형에서 반대 권고율은 1.3%로 전년(3.6%)대비 하락했다. 올해는 특히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을 실현한 기업이 31곳으로 전년 18곳에 비해 크게 늘었다.

분석 대상 기업 중 6개 금융지주사(KB금융,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의 경우 주주환원율 평균이 2021년 기준 26.5%에서 2023년 38.2%로 11.7%p 증가하였고, 그 중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율이 대폭 상승했다.

이사회 기후공시 미흡 지적
산업안전 리스크는 선임 반대 권고


보고서에는 환경 및 사회 리스크로 인한 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한 반대 권고 사례도 담았다. 환경 리스크와 관련해 ‘불충분한 기후 공시 관련 감독 책임’이 존재하는 8명의 이사 후보들에 대해 선임 찬성을 권고하면서도 미흡한 기후 공시 대응을 지적했다. 사회 리스크의 경우 ‘산업안전’과 관련하여 총 4명의 이사 후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이번 분석 대상 기업 중 자본시장법 제165조의20(이사회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의 이사회 내 성별 다양성 요건 미충족을 근거로 이사 후보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 사례는 없었다. 자산총액 상위 50개 기업의 여성이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번 2024년 정기주총 기준 50곳 모두 이사회 내 여성이사를 1인 이상 포함했다.

주주제안 안건 117건
이사·감사 선임 쏠려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 안건을 상정한 상장기업 수는 총 34개로, 이 중 18개사는 일반주주들이 발의한 주주제안이 상정되었고, 9개사는 경영권 갈등 성격의 주주제안, 7개사는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주제안 안건 유형별 비중 가운데 '이사·감사 선임'(61개)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정관변경'(22개)과 '현금·주식 배당'(13개) 순이었다. 이번 시즌 행동주의 펀드들이 발의한 주주제안은 대부분 ‘이사 선임’에 집중됐다.

이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투자전략이 배당 확대와 같은 단기적·일회성 요구에서 벗어나 이사회 진입 등 경영참여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끌어내려는 다소 긴 호흡의 중장기 투자전략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정기주총 시즌 집중투표제도가 행동주의 펀드들의 성과 달성에 어느 정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어, 향후 기업 대상 집중투표제도 실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KT&G, JB금융지주 등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를 활용한 성공적인 이사회 진입 사례는 향후 집중투표제 실시 요구 증대 가능성을 높였다.

또 일부 사례에서 집중투표제 실시 과정에서 외국인 주주의 집중투표 표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어, 집중투표제 활성화 추진에 앞서 세부적 제도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밸류업 지원방안이 실효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업은 사외이사가 지배주주 아닌 일반주주 관점에서 경영진을 견제·감독할 필요가 있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실질적으로 작동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기관투자자 역할 확대와 기업의 기관투자자 향 주주가치 제고 소통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서스틴베스트는 이번 정기주총 시즌부터 '주총 안건 설명자료 전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