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강수량 등 기후 요인과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 항공여행 증가 등의 여파라고 분석된다. 정귀희 에경원 해외에너지동향분석실 전문위원은 “이들 요인으로 지난해 증가한 탄소배출량은 총 2억5500만t”이라며 “이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 증가의 3분의 2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엘니뇨 등으로 수력발전 지역에서 심각한 가뭄이 발생했다. 이에 수력발저 설비 용량이 20GW 증가한데 반해 수력 발전량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탄소 배출량이 늘었다고 분석된다. 수력 발전량은 탄소배출량 저감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탓이다.
수송 부문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세계항공부문과 중국도로 여객 수송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지난해 세계 항공 통행량은 전년대비 35% 이상 증가했다. 이로 인해 늘어난 탄소배출량은 1억4000t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도 한몫한다. 작년 초 중국이 봉쇄를 해제하면서 여객 수송 수요가 크게 반등했다. 지난해 중국의 통행량을 나타내는 지표인 여객킬로미터가 전년 대비 약 50% 급증하고, 휘발유 소비도 전년 대비 10% 늘었다. 이에 5000만t 탄소가 배출됐다.
다만 기온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됐다. 작년 역대급 무더위에 세계 냉방 수요가 늘어 탄소 5000만t이 배출됐으나, 미국·중국 등에서 비교적 온난한 동절기에 난방 에너지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약 1억7000만t 탄소 배출이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선진국의 탄소 배출량은 감소했다. 주요 에너지 집약적 제품 생산량이 소폭 줄어서다. 전년 대비 탄소배출량이 4.5% 감소해, 1973년 수준 밑으로 떨어졌다.
정 전문원은 이에 대해 세계 에너지 관련 배출량은 역대 최고지만, 증가율 측면에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인 3%보단 낮은 수준이란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런 흐름에 대해 일시적 요인이 아닌 구조적 요인에 의한 장기추세라고 설명했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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