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해외 주식]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 마테오에 있는 테슬라 매장. 사진=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 마테오에 있는 테슬라 매장. 사진=연합뉴스
4월 23일 테슬라의 실적 발표회에서 실적은 부진했지만 새로운 저가형 모델의 출시, 자율주행 시스템 강화, 로보택시 및 옵티머스 출시 계획 등이 언급됐다.

테슬라는 새로운 저가형 모델 출시 시기를 2025년 초로 전망했는데 시장 예상(2025년 말)보다 빨랐다. 새로운 모델은 기존의 라인을 활용할 예정인데 300만 대 수준의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FSD V12’는 주요 자동차 업체와 라이선스 보급에 대해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 알고리즘 강화를 위해 엔비디아의 GPU를 지속적으로 확보해 전분기 대비 AI 학습량이 두 배 늘어났다. 운행 중인 차량에서 상당한 데이터를 확보해 AI 학습에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테슬라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로보택시는 에어비앤비와 우버를 결합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일부는 테슬라 소유로 운영되고 나머지는 개인용 차량을 테슬라 네트워크 기반으로 대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는 올해 말부터 테슬라 공장에서 활용하고 내년 말부터 외부에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궁금해하던 요소들을 짚어준 것은 물론 수익화 계획까지 밝혔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걱정을 희망으로 바꾸었다.

지난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투자자들은 전기차 판매 둔화와 수익성 훼손을 걱정했고 주가는 하락했다. 4월 초 부진한 인도량, 감원 계획 등이 발표되며 우려가 확대됐고 주가 내림세는 가팔라졌다. 4월 23일 종가 기준 테슬라 주가는 작년 말 대비 42% 빠졌는데 같은 기간 S&P500은 6% 상승했다. 주가가 하락하는 동안 시장은 테슬라의 실적에 대한 기대를 충분히 내려놓았다고 생각한다. 예상을 하회한 실적이 발표됐음에도 청사진이 제시되니 주가가 반등했기 때문이다. 현재 주가는 실적에 대한 우려가 충분히 반영된 수준이라고 판단한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시장은 전기차 그 자체보다는 전기차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향후 확장성에 주목했다. 테슬라는 전기차 산업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기술에서도 다른 기업 대비 우월하다. 실시간으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고 이를 처리할 인프라도 갖춰가고 있다. AI 연산용 GPU인 H100 보유량에서 2024년 4월 기준 테슬라는 2위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AI와 만나며 구체화되는 단계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고 생각한다.

전기차 하드웨어 시장에서 1등인 테슬라는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로보택시와 FSD를 적용할 전기차 생태계는 구축됐고 저가형 신규 모델이 출시되면 기반은 더욱 확장될 것이다. 소프트웨어가 매력적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테슬라 제품을 선택하면 선순환이 이어진다. 깔려 있는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면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창출될 수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테슬라에 대해 투자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는 62곳이다. 매수 비율은 37.1%이고 평균 목표 주가는 180.2달러다. 현재 주가 대비 11.1%의 상승 여력이 있다. 제시된 최고 목표 주가는 345달러(상승 여력 +199.8%)다.

임해인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