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최 회장은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황 CEO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

사진에 따르면 엔비디아 브로슈어에 황 CEO가 최 회장의 영어 이름인 토니(Tony)를 지칭하며 '인공지능(AI)과 인류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십을 위해!'라는 내용의 자필 메시지가 적혀 있다.

최 회장은 여러장의 사진을 업로드하며 "혁신의 순간을 포착할 땐 카메라 각도가 중요하다"고 썼다. 또 해시태그로 엔비디아, SK하이닉스, SK텔레콤을 적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SK텔레콤의 AI 사업 관련 협업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로,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되는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단독 공급하며 HBM 시장 주도권을 잡았다.
젠슨 황 CEO가 엔비디아 브로슈어에 24일(현지 시간) 최태원 회장을 향해 메시지를 남긴 모습. 사진=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젠슨 황 CEO가 엔비디아 브로슈어에 24일(현지 시간) 최태원 회장을 향해 메시지를 남긴 모습. 사진=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일각에선 HBM 기술 경쟁을 하는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황 CEO는 지난달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서 삼성전자 부스에 방문해 삼성의 12단 HBM3E 실물에 ‘젠슨 승인(JENSEN APPROVED)’이라고 사인했다.

황 CEO는 삼성전자를 "비범한 기업"이라고 치켜세우고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글로벌 기업인을 만나면서 황 CEO와 회동한 바 있다.

엔비디아를 향한 한국 반도체기업 간 첨예한 기술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최 회장과 황 CEO의 이번 만남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AI 반도체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회동이라는 시각도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