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다 보안칩 관련 특허 보유…복제 해킹 불가능한 반도체 DNA 기반 기술
사물인터넷 시장 커지며 스마트기기에 적용…2028년 13조원 규모로 시장 확대

아이티씨케이가 생산한 보안찹/사진=아이티씨케이
아이티씨케이가 생산한 보안찹/사진=아이티씨케이
보안칩 반도체 설계 전문(팹리스) 기업 아이씨티케이(ICTK)가 5월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시가총액 21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파두 사태 이후 기술특례 상장 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기술력으로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는 목표다.

◆보안 패러다임 선도

이 회사는 보안칩을 전문적으로 설계하는 기업이다. 자체 지식재산권(IP)을 통해 보안 관련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001년 스마트카드 인증 시험기관으로 출발했으나 2017년 반도체 보안칩 분야에 뛰어들었다. 보안칩은 통신으로 연결된 사물인터넷(IoT) 장치의 보안을 위해 필요하다. 스마트X로 대변되는 모든 스마트 기기들이 해당한다. 보안칩은 정품인증, 스마트팩토리, 헬스케어, 스마트시티, 스마트홈, 국방, 커넥티드 카, 물류, 환경, 플랜트 등 다양한 산업군에 사용될 수 있다. 장치를 보호하고 서버와 안전한 통신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 무선과 유선으로 연결된 기기와 통신을 보호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보안칩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양자 보안과 IoT 시장이 성장하면서 보안칩 시장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와 함께 신(新) 보안 생태계도 구축하고 있다. 아이씨티케이는 ‘비아 퍼프(VIA PUF)’라는 고유한 기술을 통해 통신장비나 기기에 복제 불가능한 ‘신뢰점’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보안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기술은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비아 홀(VIA Hole)을 이용해 각 칩에 ID를 부여해 보안 시스템에 적용하는 기술이다. VIA PUF 기술은 홍채, 지문, 생김새 등 복제나 해킹이 불가능한 ‘반도체 DNA’를 기반으로 하는 개념이다. 이렇게 부여된 신뢰점은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원칙에 기반해 방화벽 안에서도 계속 인증을 할 수 있다.
아이씨티케이는 세계 최다 PUF 관련 특허를 보유 중이다. 원천기술 등 국내외 등록 특허만 138건이며 추가 등록 중인 것도 27건에 달한다. 향후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 인증인 EAL 6+ CC인증(정보보안 인증)을 통해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이씨티케이의 독보적인 원천기술로 설계된 반도체칩은 통신으로 연결된 모든 기기에 적용될 수 있다. 또한 모듈과 디바이스, 솔루션과 플랫폼에 걸친 다방면의 제품 라인업을 제시해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에 적용될 수 있다.

◆글로벌 빅테크에 보안칩 공급 초읽기

보안칩 시장은 2022년 기준 약 1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5.7%로 2028년엔 약 13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IoT 기술 발달과 제품 사용량 증가로 사이버보안 위협이 커지며 보안칩 수요도 늘고 있다. 기업과 정부, 공공기관에는 IoT 기기에 보안칩을 탑재하는 임베디드 보안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도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등 IoT 제품에 임베디드 보안을 적용하고 있다.

5G 기술의 등장도 임베디드 보안 시스템 시장이 커진 배경이다. 보안칩은 더 빠른 응답 속도가 있어야 하는 자동차 스마트 카메라 감시 시스템에 사용된다.

이 회사는 물리적 복제방지기술인 PUF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동일한 제조 공정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의 미세구조 차이를 이용해 물리적으로 복제가 불가능한 보안키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일종의 지문과 같은 고유 정보를 담고 있으며 고유한 보안키 값은 외부로 유출될 수 없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종합 반도체 회사를 제외하고 현재 상용화 단계에까지 도달한 PUF 기술을 보유한 회사는 아이씨티케이 외에 인트린식ID와 이메모리 총 3개 사뿐이다. 아이씨티케이의 수동소자를 활용한 PUF 기술 이외에 기존의 PUF 구현 방법으로는 능동소자를 기반으로 PUF를 구성하는 방법이 있다. 경쟁사의 네오PUF는 능동소자 기반 PUF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PUF는 변하지 않는 항상성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능동소자 기반의 PUF 기술은 온도, 습도 등 환경 변화에 취약해 보안키 값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태생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성질을 보완하기 위해 오류수정코드(ECC)가 필요한데 이 코드는 해킹에 단서가 될 수 있다. 또 추가적인 반도체 설계 면적이 필요해 제조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아이씨티케이는 외부 환경 영향을 적게 받는 수동소자 기반의 VIA PUF를 개발하고 양산까지 성공했다. 성능, 가격 및 노하우 등의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이씨티케이는 국내외 대기업에 보안칩을 납품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전체 매출의 약 3분의 1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존 고객사인 LG유플러스에는 무선공유기·CCTV 중계기 등에 삽입되는 보안칩을, 한국전력에는 스마트 미터기에 들어가는 모뎀의 인증칩 165만 대를 납품했다.

올해 국내 이동통신사 한 곳과 유럽 이동통신사 한 곳을 고객사로 추가로 확보했으며 램버스와의 협력을 통해 IP 공급 확대를 추진 중이다. 2022년 5월 계약을 체결한 글로벌 빅테크사의 보안칩 공급도 막바지 단계에 있다.

세계반도체연맹(GSA)의 보안 생태계 구축에도 구심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삼성전자, 엔비디아, 지멘스, 인텔, AMD, ARM, IBM, 퀄컴 등 세계 대기업들이 참여해 있는 GSA에서 신뢰점 표준화 작업을 도맡았다.

아이씨티케이는 2026년까지 매출 310억원, 영업이익 157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2023년 매출 62억원과 비교하면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글로벌 노트북 제조사향 칩 공급이 반영됐다.

◆2025년 흑자전환 목표
보안칩 설계기업 아이씨티케이, 13조 사물인터넷 시장 정조준[전예진의 마켓 인사이트]
이 회사는 스마트카드의 보안성을 높이는 기술을 탐색하다 반도체 각 제품 간 오차를 보안 인증에 활용하는 물리 보안 체계로 사업을 확장했다. 물리적 복제방지(PUF) 기술 상용화도 이뤘다.

아이씨티케이의 VIA PUF 기술은 ‘반도체 지문’으로 불리며 이미 국내 이동통신사 LG유플러스의 무선 공유기에 적용됐다. 반도체 공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비아 홀을 이용해 각 칩 고유의 난수 값을 만들어 이를 ID로 활용한다. 인간으로 치면 홍채나 지문처럼 고유한 정보를 활용하는 셈이다.

이동통신 장비 자체에 인간의 지문과 같은 물리 보안 체계를 적용해 보안성을 높였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최근엔 다른 국내 이통사는 물론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노트북 제조사와도 거래를 앞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PUF 기술은 성장 단계로 시장 규모나 성장률을 추산하기 어렵다. 경쟁사인 인트린식ID는 올 2월 자사의 PUF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6억5000만 대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2022년 매출은 2021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2022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0만 달러로 성장했다.

아이씨티케이는 흑자전환 목표 시기로는 2025년을 제시했다. 그해 매출 190억원, 영업이익 64억원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2026년 추정치는 매출액 310억원, 영업이익 157억원이다. 보안칩 설계에 필요한 IP를 자체 연구개발로 확보해 영업이익률을 50% 이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아이씨티케이는 총 197만 주를 구주매출 없이 전량 신주로 모집한다는 방침이다. 회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는 1만3000~1만6000원이다. 밴드 상단 기준 총모집(매출) 총액은 약 315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2101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장 주관은 NH투자증권이 맡았다. 공모 자금은 해외 진출과 개발 인력 충원에 쓰일 예정이다. 아이씨티케이는 5월 일반 투자자 청약을 거쳐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