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유럽 출장을 마치고 3일 오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유럽 출장을 마치고 3일 오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봄이 왔네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약 열흘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3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에 건넨 인사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입국장으로 나오며 이번 출장 소회와 성과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이 같은 인사를 건넸다.

이 회장의 인사가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을 두고 한 말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간 주력 사업인 반도체 사업에서 지난해 15조원의 적자를 내며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들어서는 IT시황 회복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1조9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5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4월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4월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방문해 유럽 시장을 점검하고 비즈니스 미팅, 주재원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에는 독일 오버코헨에 있는 글로벌 광학기업 자이스 본사를 방문해 칼 람프레히트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과 만나 반도체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최근 취임한 ASML의 크리스토퍼 푸케 신임 CEO도 함께했다.

자이스는 반도체 업계의 '슈퍼 을(乙)'로 불리는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에 탑재되는 광학 시스템을 독점 공급하는 또다른 '슈퍼 을'이다.

삼성전자와 자이스는 이 회장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메모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EUV 기술과 첨단 반도체 장비 관련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이튿날인 27일에는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개인 알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교황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전해진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