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특례대출 영향에 빌라·다가구 매수 증가추세

서울 강서구 화곡동 빌라 밀집 지역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화곡동 빌라 밀집 지역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다세대, 다가구 등 비(非)아파트 매수가 늘고 있는 가운데 특히 30대의 매수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한국부동산원 통계와 소유권 이전등기를 기준으로 2022년에서 2024년까지 서울 연령대별 비아파트(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주택)의 매입비중 추이를 분석한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우리은행 집계에 따르면, 2023년 1분기를 기점으로 30대~60대의 서울 비아파트 매입 비중이 2024년 1분기까지 증가했다. 그동안 가격조정이 발생하면서 현재가 저점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은 데다, 규제지역 해제와 신속통합기획이나 모아타운을 통한 정비사업 호재가 이어지며 매수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1.10대책을 통해 향후 2년간 준공된 소형 비아파트 신축 주택(60㎡ 이하, 수도권 6억·지방 3억 이하)을 취득세·양도세·종부세 산정 시 주택수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발표한 영향도 있다. 특히 50대 비중은 2024년 1분기 22.5%를 차지하며 전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2024년 1분기 기준 서울 연령대별 비아파트 매수 비중의 전년 동기대비 증감률을 보면 특히 30대 매수 비중이 4.1%p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50대 3%p, 60대가 2.6%p로 뒤를 이었다.
특히 올해 수도권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데다, 비아파트보다 높은 아파트 매입가와 대출 이자에 부담을 느낀 30대 수요자 일부가 저리 정책대출(신생아특례대출)이 가능한 비아파트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신생아 특례 저리대출 영향으로 2024년 1분기에는 30대 매수 비중(18.9%)이 40대 매수 비중(18.4%)을 역전하기도 했다.

2023년~2024년 1분기까지 30대, 40대가 서울 비아파트를 매수한 지역을 살펴보면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과 실거주 편의가 높은 지역에 집중됐다. 서초구, 서대문구, 용산구, 동작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지역 비아파트는 동일 소재 지역 내 위치한 아파트보다 매입가가 큰 폭으로 저렴한 편이다.

반면 동일 기간 50대, 60대는 과거 부동산 가격상승에 대한 학습효과를 향유한 세대로 투자가치를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강북구, 성북구, 도봉구, 관악구에 소재한 비아파트의 경우 서울 내에선 상대적으로 저렴해 투자금액이 적게 들고, 정비사업(모아타운) 후보지역으로 선정된 곳이 많았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