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정보 유출땐 아무 제재 안한 일본 정부
윤상현·유승민·이해민 정부 대응 비판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일본 정부의 압박으로 네이버가 메신저 플랫폼 기업 라인 야후의 지분을 뺏길 위기에 놓였다.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지분 매각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는 것도 공식적으로 확인했으며, 협상의 대전제는 소프트뱅크가 최대 주주가 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라인야후는 네이버 지분 정리에 앞서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상품책임자(CPO)를 사내이사에서 배제하며 본격적인 네이버 지우기에 나섰다. 이제 라인야후 이사회는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됐다.

정치권에서는 ‘사태가 심상치 않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9일 기자회견을 열고 더이상 정부가 손 놓고 있어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네이버의 입장과 판단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가 해외 진출 국내기업을 보호하고, 한일관계에 미칠 파장을 조기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 네이버와 함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한 공동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해킹사고에 대해 일본 정부가 원인분석과 재발 방지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보완조치나 벌금 등의 페널티가 아닌 지분정리까지 요구한 것은 지나친 압박이라는 것이 중론이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의 압박으로 네이버가 메신저 플랫폼 기업 라인 야후의 지분을 뺏길 위기에 놓였다./로이터
일본 정부의 압박으로 네이버가 메신저 플랫폼 기업 라인 야후의 지분을 뺏길 위기에 놓였다./로이터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정부의 무대응을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한마디 말이 없고 과학기술부가 네이버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만 한다"고 썼다.

이어 "네이버가 일본 정부에 두들겨 맞고 소유권, 경영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는데 가해자인 일본 정부의 부당한 처사에 대해 한마디 항의와 경고도 못하고 일방적 피해자인 네이버와 긴밀하게 협의하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특히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저와 기시다 총리는 서로 충분히 신뢰한다"는 한 발언을 겨냥해 날을 세웠다. 그는 "기시다 총리와 술 마시며 쌓은 신뢰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 아니었냐"고 비판했다.

이어 "그저 술만 마시며 좋은 게 좋은 관계는 국익에 아무 도움도 안된다"고 덧붙였다.

구글 프로덕트 매니저 출신 이해민 조국혁신당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주장하는 한일 관계 정상화는 '대일 굴종외교'의 다른 이름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라며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인가"라고 물었다.

이 당선인은 9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에서 성장한 우리나라 기업이 일본에 넘어가게 생겼다"고 했다.

이 당선인은 "이번 사태의 전말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여러 일본 기업들,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일본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들, 유니콘을 꿈꾸며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던 우리나라 스타트업들에 정부가 주는 메시지는 무엇인가"라며 "'일본을 위해 열심히 일해다오'인가? '한국 정부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없으니 알아서 버텨라'인가"라고도 물었다.

또 "한국 정부는 항의하고 시정조치를 요구할 줄 모르나"라며 "윤석열 정부나 주일 한국 대사관은 왜 존재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