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4월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4월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창업주 부인인 송영숙 회장과 차남 임종훈 사장 공동대표 체제에서 임종훈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변경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공동대표인 송 회장 해임안을 논의했다. 이 안건은 이사 과반의 동의를 얻으면서 통과됐다.

이로써 송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다만 임기인 2026년 3월 29일까지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직은 유지한다.

지난달 4일 이사회에서 신임 임종훈 대표와 기존 송영숙 대표의 공동 대표 체제를 구축하며 가족 간 화합 의지를 밝힌 지 한달여만이다.

이번 체제 변경은 경영에 대한 공동대표인 임 대표와 송 회장 간 이견이 주요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미그룹 창업주 일가는 지난 1월 12일 한미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 계약이 발표된 후 경영권 다툼을 벌여왔다.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부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딸 임주현 부회장이 통합을 주도했지만,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가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3월 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형제 측이 주주 제안한 이사진 5명의 선임 안건이 모두 통과되면서 경영권을 확보한 형제가 가족 간 화합을 내세워 모친인 송 회장과 공동대표체제를 택하면서 갈등을 봉합하는 듯 했다.

하지만 오너 일가의 상속세 납부와 주식담보대출 상환 등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의견차를 보이며 갈등이 재점화하는 모습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