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환경과 투자자산... 비트코인! [오대정의 경제지표 읽기]
지난주 금융시장의 주요 화두는 물가였다. 4월 미국 핵심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하여 전월 대비 –0.2% 하락하면서 시장기대에 부합하였다. 4월 소비자물가는 이보다 낮은 3.4%를 기록하여 전월 대비 –0.1% 하락하면서 역시 시장기대에 부합하였다. 이와 같이 소비자물가는 <표1>에서와 같이 2022년 6월 9.0%를 정점으로 점차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는 가운데 4월 미국 실물경기 지표는 다소 둔화되었다. 4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0% 증가하여 전월 3.8% 대비 증가폭이 둔화되었다. 건설경기의 선행지표인 건축허가건수도 3월 대비 4월에 소폭 감소하였다. 고용의 선행지표인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호조를 보였으나 4주 평균으로는 그 건수가 소폭 증가하여 고용시장 강세가 완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혼조세 또는 소폭 둔화되는 실물경기와는 달리 금융 측면에서는 긴축의 강도가 지속적으로 약해지는 모습이다. <표2>에서와 같이 전년 동월 대비 통화량 M2 증가율은 2023년 4월 –4.5%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래 통화량 축소세가 점차 완화되어 최신 수치인 올해 3월 –0.3%를 기록하였다. 인플레이션이 안정화되는 현 상황에서 미국 연준은 긴축보다는 경기안정화에 무게를 두어 통화증가율의 (+)전환으로 경기상승 유지 또는 경기후퇴 방지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환경의 완화 여부는 자산가격의 향방에 매우 중요한데 특히 비트코인과 같이 가격 결정에 있어 펀더멘털보다는 먼 장래의 기대감이 중요한 자산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표3>은 시카고연준 금융환경지수(NFCI)와 비트코인 가격인데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이 금융환경지수는 ‘0’을 기준으로 (+)면 긴축, (-)면 완화를 나타내는데, 코로나 위기를 제외하고는 항상 (-)로 완화적 기조를 보여왔다. 이 지수는 당국의 정책 관련 지표 이외에도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금융시장의 상황까지 종합적으로 반영하기에 최근의 높은 기준금리에도 불구하고 완화적일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현재는 절대수치보다 그 방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2022년 9월 지수가 –0.10으로 고점을 찍은 후 올해 5월 -0.55까지 하락함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물가가 안정되고 올해 11월 미국 대통령선거가 있음을 감안하면 경기부양을 위해 적어도 연말까지는 금융환경의 완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비트코인 가격에도 일단은 긍적적으로 보인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움직임의 성격은 변모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비트코인 투자자는 단기 고수익을 추구하는 개인 및 헤지펀드였으며 따라서 비트코인 가격 역시 급등락을 반복하였다.
그러나 올해 초 비트코인이 ETF의 형식으로 제도권에 진입하면서 중장기 분산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연기금의 자금유입이 기대되고 있다. 이미 미국 위스콘신주 연기금이 최초로 진입한 것으로 보고되었는데, 이와 같이 비트코인 거래에서 단기 트레이딩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면서 가격변동성이 과거 대비 위로든 아래로든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기존 비트코인의 타 자산과의 상관관계 역시 변모할 가능성이 있다.

비트코인과 같은 새로운 투자자산에 대한 너무 높은 기대는 실망으로 바뀔 수 있지만 위험성에 대한 과도한 부각 역시 투자자에게 수익 또는 분산투자 기회를 잃게 만든다. 언제나 그렇듯 분산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우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위험 대비 수익 효과가 높았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견해이므로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과는 다름을 알립니다.

오대정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고문, C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