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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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정부가 중국 어부들의 대량 포획 때문에 남중국해 스카러버 암초에서 대왕조개 사라졌다며 국제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남중국해 스카러버 암초는 현재 필리핀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 중인 지역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지난 20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을 열고, 수년간 중국 어부들이 스카러버 암초에서 대왕조개를 어획하는 모습을 담은 감시 사진을 공개하며 주장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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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한 사진에는 중국 어민들이 대왕조개를 어획하고, 포획한 대왕조개를 운반하는 모습, 중국 어민들이 잡은 것으로 추정되는 대왕조개, 그물에 걸려 죽은 바다거북 등의 모습이 담겨있다.

대왕조개 어획을 감시하는 활동은 2019년 3월에 중단됐는데, 이는 대왕조개가 자취를 감췄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중국 어부들이 그 후로 조개를 찾아 수색했지만 소용없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 대변인 제이 타리엘라 준장은 사진을 제시하며 “이것이 우리가 바호 데 마신록(스카러버의 필리핀명)에서 본 마지막 남은 대왕조개였다”고 말했다.

이어 “암초 주변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보이는 산호는 중국 어부들이 대왕조개를 사냥하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그들이부주의했다는 명백한 증거다. 그들은 해양 환경에 관심이 없다”고 전했다.

이에 조너선 말라야 필리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우리는 그곳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이 유엔,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의 독립적인 조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남중국해의 산호초 및 지형 파괴와 관련해 중국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정부 내에서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그간 남중국해 대부분의 지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해 왔다. 영유권 분쟁에는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대만이 포함된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남중국해 나투나 해역에서 중국 해안경비대 및 어선과 무력 충돌을 벌이기도 했다.

AP통신은 필리핀이 국제적 지지를 얻기 위해 중국의 행동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정책을 채택했으며, 이번 기자회견 또한 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은 영유권을 주장하며 2012년부터 스카버러 암초를 점거한 상태다. 지난달 30일에는 이 일대에서 중국 해안경비대가 필리핀 해안경비대 측에 고압 물대포를 발사하며 공격하기도 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