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안 벌어지고 턱이 아프다면[김현종의 백세 건치]
최근에 입이 잘 안 벌어지거나 좀 딱딱한 음식을 씹으면 턱이 아프다는 분들의 내원이 많이 늘어났다. 특히 수능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나 컴퓨터를 많이 다루는 사무직 직장인에게서 많다.

구체적 증상으로는 아침에 입이 잘 안 벌어지거나, 때로는 턱에서 탁탁 소리가 나거나, 턱관절과 그 주위로 통증이 있는 경우다.

이렇게 턱이 아픈 경우에는 전문적인 턱관절 진단과 턱관절 치료가 필요하다. 턱이 아플 때는 보통 턱관절을 위한 진단 설문지와 턱관절 검사지를 이용하여 따로 턱관절 진단을 실시한다. 그리고 턱관절 전용 촬영을 통하여 입을 다물었을 때와 입을 벌렸을 때를 평가하고, 부가적으로 턱관절 근육의 촉진 등을 통해 진단한다. 진단할 때는 턱관절 내에 관절낭과 관절의 디스크 부위가 문제인지 아니면 턱 주위 근육이 문제인지 구별이 중요하다.

턱관절 주위가 붓거나 아픈 경우에는 가장 먼저 의심하는 것이 관절내염증이나 윤활작용을 하는 활액에 염증이 생긴 활막염증이다. 이 때문에 관절이 내부 통증으로 입을 다물거나 꽉 물 때 통증이 있을 수 있다. 이때는 입을 크게 벌리는 것을 주의하고 딱딱한 음식은 피하면서 투약을 시행한다. 투약과 물리 치료를 같이 병행하면 좀 더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며 밤에 이를 갈거나 평소 이를 꽉 무는 습관이 있다면 보톡스 주사 요법도 효과적이다.

턱관절 안에는 땅콩 모양으로 턱이 움직일 때 부드럽게 같이 움직여주는 디스크가 있다. 이 디스크 부분이 정상적인 위치에서 벗어나면 입을 벌리고 다물 때 디스크가 걸려 소리가 난다. 만약 디스크가 앞쪽으로 빠지는 경우라면 턱에서 디스크가 걸리는 소리가 나며 디스크 후방에 부드러운 부분을 눌러 통증이 생기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투약과 함께 구강 내에 치아 교정장치와 비슷하게 생긴 턱 교합 안정장치를 만들어서 턱관절의 디스크가 눌리지 않도록 조절해 통증을 줄이고 치료를 한다. 물론 투약과 턱관절 물리치료도 함께 시행한다.

특히 턱관절의 디스크가 앞으로 빠졌다가 제자리로 들어가는 경우와 제자리로 들어가지 못해 입을 다무는 경우에는 극심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하게는 턱이 빠지지 않았지만 턱이 덜 다물어지는 느낌도 나타난다. 이 경우에 특히 물리치료와 함께 턱 교합 안정장치가 필요하다.

턱 교합 안정장치는 환자의 위턱이나 아래턱의 본을 채득해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맞춤제작한다. 위턱 치아에 끼울 수도 있고 아래턱 치아에 끼울 수도 있다. 환자와 술자가 편한 쪽을 상의하여 제작 하게 된다. 장치를 끼우면 턱관절에 일정 공간의 여유를 만들어 불편함을 줄이고 아래턱의 위치를 가장 편안한 자리로 유도해 턱 주위 근육과 신경을 안정시킨다.

턱 교합 안정장치는 지속적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저녁에만 사용하기도 한다. 중요한 점은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치과의사의 점검을 받아야 한다. 교합이 바뀌는 느낌이나 치아가 들뜨는 느낌이 있다면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

턱 교합 안정장치를 사용하면 치아교합이 떨어지며 턱관절 내의 관절강에도 여유가 생긴다. 따라서 처음에는 불편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며 관절디스크가 제자리를 찾거나 디스크 후방이 조금씩 단단해지기 때문에 불편감이 줄어든다.

최근에는 투약과 물리치료 외에도 턱관절 보톡스 주사요법과 턱관절 주위 근육에 연어의 정소에서 유래된 PDRN 주사를 이용한 치료법도 빠른 효과를 낸다. 특히 PDRN 주사요법은 DNA 주사라고도 하는데 인체와 가장 유사한 DNA 조각으로 세포 재생을 촉진하여 상처를 빠르게 회복시키면서도 흉터 생성은 줄여주고 통증도 감소시켜 주는 신개념의 물질이다.

입을 벌리고 아플 때 소리가 나거나 불편하다면 주로 정형외과나 한의원을 찾는데 좀 더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원한다면 치과를 찾아 볼 필요가 있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