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4차 입찰 참여, 매장 유지 의지 나타내
“외진 자리에 17% 수수료 과하다”, ‘젠트리피케이션’ 지적도 나와

성심당 본점 모습. 사진=한국경제신문
성심당 본점 모습. 사진=한국경제신문
대전광역시를 ‘빵의 도시’로 만든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 성심당 대전역점 임대료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방문객으로 북적이던 지역 명물 빵집이 KTX 대전역에서 철수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성심당은 지난 4월 계약기간이 종료된 대전역 매장을 유지하기 위해 16일 마감된 4차 입찰에 응찰했으나 해당 입찰이 유찰됐다.

성심당은 기존 월 1억원보다 3배 이상 높아진 입찰 가격에도 불구하고 매장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수수료율과 수수료 및 계약보증금 등 계량평가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코레일유통은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이 매장에 대한 공고를 내면서 월 임대료를 4억4100만원으로 책정했다. 성심당의 해당 매장 월평균 매출액 25억9800만원에 내규상 최소 수수료율인 17%를 적용한 것이다. 그러나 입찰이 3차례 유찰되면서 4차 입찰조건은 최초 금액보다 20% 감액된 3억5300만원으로 낮아졌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은 공기업인 코레일이 지역의 ‘얼굴’인 성심당에 대해 ‘젠트리피케이션’을 했다며 비난하고 있다. 또 현재 매장 입지에 비해 성심당이 높은 매출을 올린다는 이유로 과도한 수수료를 책정했다는 지적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이란 다소 낙후한 지역이 활성화하면 임대료가 오르면서 원주민이나 기존 상인들이 밀려나는 현상을 뜻한다.

성심당 대전역점은 대전역 2층 맞이방 300㎡ 규모로 전부터 여행객들 사이에서 위치가 좋지 못하다는 평이 많았다. 열차 승강장 출입구 전면에 있던 성심당이 지금 자리로 옮기면서 초행인 방문객은 매장을 찾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현재 매장은 2015년 운영하던 푸드코트가 매출 감소로 계약을 중도 해지해 비게 된 곳이다. 당시에도 임차인을 찾기 위한 공개경쟁입찰이 진행됐으나 높은 임대료(2억6000만원)에 응찰자를 찾지 못했다. 결국 성심당이 연 2억2000만원에 자산임대계약을 체결하며 현재 위치로 이전하게 됐다. 2019년부터는 월 1억원으로 임대료를 올렸다.

성심당 대전역점은 불리한 위치에서도 높은 방문객 수요로 꾸준히 약 20억원~31억원 매출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KTX 20주년을 기념해 한국철도와 협업해 ‘KTX 20주년 빵’과 ‘기차 마들렌’을 출시하기도 했다.

코레일유통은 기존 월 1억원 임대료에 대해 감사기관의 지적을 받아 다른 대전역과 같은 수수료율을 적용했다는 입장이다. 5차 입찰은 최초 금액보다 30% 낮아진 조건으로 공고되며 다음주 중 진행될 예정이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