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SK家 사랑과 전쟁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한국경제신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한국경제신문
이혼 소송 항소심 재판부가 지난 30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1심의 20배에 달하는 1조 3808억원 규모의 재산 분할과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가운데 두 사람의 이혼과 관련 부동산 인도 청구 소송이 오늘 열린다.

재계·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31일 오후 1시 55분 SK이노베이션이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을 상대로 낸 건물 퇴거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이번 소송의 당사자는 SK이노베이션과 아트센터 나비다. 서린빌딩을 관리하는 SK이노베이션은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 4층에 입주했던 아트센터 나비에 2019년 9월 입주 계약 만료를 이유로 퇴거를 요청했다.

SK이노베이션이 퇴거를 요구하는 부동산은 아트센터 나비가 입주한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 서린빌딩 4층이다. 아트센터 나비는 2000년 12월 이곳에서 개관했다. 노 관장의 시어머니이자 최 회장의 모친인 고(故) 박계희 여사가 자신의 소장품을 바탕으로 개관해 운영하던 워커힐미술관이 모태다.

노 관장은 시어머니로부터 워커힐미술관장 자리를 물려받고 워커힐미술관을 계승해 미디어아트 전문 미술관 '아트센터 나비'를 개관했다.

노 관장 측은 당시 "미술관은 미술품을 보관하는 문화시설로서 그 가치가 보호돼야 하고, 근로자들의 이익을 고려해야 할 책임과 책무가 있기 때문에 퇴거는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이혼을 한다는 이유로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며 퇴거 요구에 불응 입장을 보였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월 미술관을 상대로 부동산 인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1월 조정이 결렬돼 본소송으로 넘어갔다. 이번 소송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대리전으로 불린다. 두 사람의 이혼 소송 1심 판결 후 노 관장이 항소하자 서린빌딩 퇴거를 요구하는 소송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오는 8월 22일에는 노 관장이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30억원대 위자료 청구 소송의 1심 결론이 내려진다.

노 관장은 이혼소송과는 별도로 지난해 3월 김 이사장을 상대로 30억원 규모 위자료 소송을 제기했다. 김 이사장이 최 회장과 교제해 결혼생활이 파탄에 이르렀고, 정신적 고통까지 겪었다고 주장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