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이미지 넘어 독자적인 정책과 비전 제시 과제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사진=한국경제신문·고민정 페이스북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사진=한국경제신문·고민정 페이스북
정치인에게 이미지 브랜딩은 유권자와의 소통에서 매우 중요한 섬네일이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각기 다른 스타일과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대중과의 소통을 중시하며 강한 이미지 브랜딩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가 2018년 인도 방문 당시 지출한 기내 식비를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는 두 의원은 모두 아나운서 출신이다. 언론인으로서의 대중 앞에서 말하는 능력과 전달력을 이미 갖추고 정치에 입문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미지의 결은 다르다.

보수의 가치 강조 vs 진보의 실용 강화

지난 6월 9일 두산 베어스와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시구할 때 일부 관중으로부터 야유를 받았던 배 의원은 시구 후 소셜미디어(SNS)에서 의연한 소통력을 보였다.

한 누리꾼이 ‘다음에는 기아전에 오지 마시고 삼성전에 오시라. 오늘 기아 팬들 야유하는 거 속상하더라’는 댓글을 달자 “모두가 우리 국민이신데요. 잠실에 찾아주신 VIP로 생각했습니다”라며 포용력 있는 이미지를 강화시켰다.

지극히 착한 것은 마치 물과 같다는 뜻의 사자성어 ‘상선약수(上善若水)’를 좋아한다는 고 최고위원은 2019년 당시 신임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자신만의 스타일 방향을 정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제 스타일은 제가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규정되는 것”이라며 “기자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말하면서 신중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보수의 가치를 강조하는 배 의원과 진보의 실용을 강화하는 고 최고위원의 차별화된 이미지 브랜딩 전략은 각각의 정치적 목표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두 정치인의 스타일을 비교하며 그들의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이미지 브랜딩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6월 9일 두산 베어스와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 시구자로 나섰다. 사진=배현진 페이스북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6월 9일 두산 베어스와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 시구자로 나섰다. 사진=배현진 페이스북
Appearance
깔끔한 단발에 운동화, 발로 뛰는 정치 메시지


배 의원과 고 최고의원의 패션스타일 공통점은 깔끔한 단발헤어로 효율성을 높이고 운동화 착용으로 현장에서 발로 뛰는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각각 당의 상징색인 붉은색과 파란색 재킷을 입되 불필요한 장식 없이 명료하고 실용적인 스타일을 통해서 신뢰성을 강조한다.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스타일로 국민에게 거리감을 좁힌다고 분석된다.

SNS 사진을 토대로 분석해보면 배 의원은 전반적으로 당의 색상인 빨간색을 비롯해서 화이트와 그레이 색상 등 단정한 무채색 재킷에 심플한 이너웨어를 통해 신뢰감을 준다. 페이스북 대표 사진에서 재킷 없이 입은 하늘색 셔츠는 성실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강화한다고 분석된다.

고 최고위원 또한 파란색을 비롯해 블랙과 네이비, 그레이 색상 등 깔끔한 무채색 재킷에 단순한 티를 주로 매치한다. 상황에 따라서 파란색이나 노란색 스카프를 활용해서 포인트를 주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운동화를 신는 등 수수한 스타일을 선호한다.

그의 패션 선택은 대중과의 친밀감을 높이며 정치인으로서 보다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한다. 이처럼 각자의 스타일을 통해 효과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Behavior
태도·제스처로 정치적 신념과 이미지 반영


배 의원과 고 최고위원은 방송인 출신답게 몸에 밴 정중한 태도와 정제된 제스처가 그들의 정치적 신념을 반영한다. 두 의원 모두 품격 있는 태도로 인사나 악수할 때는 눈을 맞추고 신중한 표정으로 신뢰감을 상승시킨다.

하지만 ‘옥의 티’로 여겨지는 사례가 없지는 않다. 2022년 윤리위 결과 다음 날 진행된 회의에서 배 의원의 악수를 당시 당대표가 무시하고 그냥 자리에 앉자 배 의원이 당대표의 왼쪽 어깨를 가볍게 치는 장면이 언론에 노출된 적이 있다.

배 의원이 차라리 차분한 말로 대응했더라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 자연스러운 제스처로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고 최고위원은 2022년 영부인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팔짱을 낀 것을 비판한 적이 있다.

고 최고위원은 “대통령의 부인으로서 공적 마인드가 부족했다”고 언급했으나 자신도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의 팔짱을 낀 사진을 SNS에 올렸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감정의 표출과 대응 방식은 정치인의 이미지와 신뢰성에 큰 영향을 미치며 공식적인 자리에서의 신중한 행동은 정치인에게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
지난 총선에서 서울 광진구을에 출마했던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이재명 당대표와 선거 운동을 벌이는 모습. 사진=고민정 페이스북
지난 총선에서 서울 광진구을에 출마했던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이재명 당대표와 선거 운동을 벌이는 모습. 사진=고민정 페이스북
Communication
신세대 감성 한 스푼 vs 결의에 찬 정중한 소통


두 의원의 스피치 스타일과 소통 방식은 그들의 정치적 메시지를 표현한다. 아나운서 출신답게 모두 차분하고 안정적인 목소리와 억양을 통해 신뢰성을 강조하며 당의 가치를 중시하는 이미지를 구축한다.

상황에 따라서 활기차고 생동감 있는 목소리와 다양한 억양을 통해 개성과 창의성을 드러내기도 하며 개방적인 이미지를 강화하기도 한다. 이처럼 두 정치인은 각자의 소통 방식을 통해 효과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며 유권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배 의원은 SNS 소통에서 ‘제22대 국회 임기 시작일인 오늘^^’이나 ‘#씐난다 #벚꽃티셔츠입고’처럼 이모티콘과 신세대 감성을 한 스푼 탑재한 표현을 통해 부드럽고 생동감 있는 소통을 위한 노력이 보인다.

반면에 고 최고위원은 온라인에서 ‘오늘뿐 아니라 더이상 지구가 뜨거워지지 않게 우리 광진 주민들과 함께 앞장서겠습니다’, ‘소중한 시간 보내고 오시길 바랍니다’처럼 정중한 문체로 결의에 찬 소통을 주로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성 정치인의 이미지 브랜딩은 그들의 정치적 성공과 영향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다. 이는 개인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당과 정치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다.

정치인으로서의 능력과 성과로 자신을 증명하면서 정책 역량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정책을 제안해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도 필수적이다.

아나운서 이미지를 넘어 국회의원으로서 독립적이고 강력한 정치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두 여성 정치인의 도전은 더 넓은 정치 스펙트럼은 물론 사회적 변화와 발전을 이끄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배현진 의원과 고민정 최고위원이 어떤 방향으로 슬기롭게 과제들을 해결해 나갈지 주목된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