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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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이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지에센 '센강에 똥을 싸자'는 위협적인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 미국 CBS 방송 등의 보도에 따르면 파리를 관통하는 센강에서 대장균 등 세균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어났다. 센강은 이번 올림픽에서 철인 3종 수영과 수영 마라톤으로 불리는 오픈 워터 스위밍이 치러지는 장소다.

이런 가운데 '#JeChieDansLaSeineLe23Juin'라는 해시태그를 단 사이트까지 등장해 센강 문제가 더욱 부각됐다. 프랑스어로 된 이 해시태그는 "6월 23일 센강에서 똥을 싼다"는 뜻으로, 파리시민에게 센강을 오염시키자고 선동하는 문구다.

이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는 사이트는 센강이 깨끗하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센강에서 직접 수영을 하겠다고 선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을 조롱하면서 "그들은 우리를 똥 속으로 빠뜨렸고, 이제 그들이 우리의 똥 속으로 빠질 차례"라고 주장했다.

이 사이트에서는 파리 중심부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위치를 입력하면 언제 배변해야 23일 정오에 오물이 중심부로 도달하게 될지 알려주는 계산식도 제공했다.

이 사이트가 23일로 정한 이유는 이달고 시장이 수영하겠다고 약속한 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달고 시장은 높아진 강 수위 때문에 23일 수영을 취소했고, 올림픽 개막 전까지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사이트를 개설한 익명의 프로그래머는 현지 언론 액튜파리(actuParis)를 통해 "문제는 지금까지 투자된 모든 자원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모든 사회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버려진 느낌을 받는다. 우리는 그들의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었는지 안다"고 말했다.

이는 수영할 수 있을 만큼 깨끗한 강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센강 수질 정화 사업에는 현재까지 최소 14억유로(약 2조815억원)가 쓰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수영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수질상태다.

한편, 파리시가 이달 1일∼9일 센강 수질을 분석한 결과 대장균이 유럽의 수영 지침과 국제3종경기연맹의 기준(100mL당 1천개)을 초과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