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시장의 눈이 향했던 곳은 ESS 사업을 영위하는 에너지발전·저장 부문의 고성장이었다고 판단한다. 테슬라의 에너지발전·저장 사업은 크게 ESS와 태양광 패널로 구분되는데, ESS의 경우 메가팩(유틸리티용+산업용)과 파워월(가정용)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 메인 제품은 메가팩이다.
이번에 발표된 테슬라의 2Q24 ESS 설치량은 9.4GWh다. 전년 대비 157%, 전분기 대비 132% 급증하며 역대 최고 분기 성과를 기록했다.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기준으로 7% 정도지만 현재의 성장세를 감안해본다면 그 영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사실 시장의 주목을 이제 막 받았을 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이미 ESS가 가진 성장 잠재력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테슬라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마스터플랜을 공개했으며 그중 ESS에 대한 첫 언급이 나온 것은 마스터플랜2였다. 그리고 올해 1월에는 “수년 동안 ESS 사업이 자동차 사업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실제로도 그렇다”고 언급한 바 있다. 테슬라 사업부문별 실적을 비교해봐도 매출 증가율은 2022년 하반기, 마진은 2023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메인인 자동차·서비스를 상회하는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테슬라 ESS 설치량의 기록적인 증가는 10여 년 만에 ESS 시장의 극적인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는 새로운 이정표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ESS는 가변성(시간), 간헐성(기상 조건) 등 친환경에너지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장치인 만큼 ‘태양광+ESS’ 조합은 발전량 증가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 신규 발전용량 에너지원별 비중을 보면 최근 3년 동안 태양광, ESS 비중이 더불어 올라갔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정책 스탠스 또한 ESS 설치 확대를 지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내 관련 잠재력을 보다 높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플루언스에너지는 글로벌 ESS 생산규모 기준 1위를 차지하는 미국 최대 유틸리티·상업용 ESS 설치 및 AI 기반 전력관리·전력거래 소프트웨어 제공업체다. 7월 첫째주 발표된 테슬라 올해 2분기 분기별 ESS 설치량 급증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 회사 역시 리튬 가격 하락으로 원가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한 2023년을 기점으로 급속도로 성장한 ESS 시장에 따른 수혜를 누리고 있다.
플루언스에너지는 최근 2분기 파이프라인이 163억 달러를 기록, 매 분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향후 1~2년 내 실적 가시성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다.
게다가 전기차 사업을 메인으로 영위하는 테슬라와 달리 ESS 설치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플레이어로서 타 사업 부문의 변화하는 업황에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현재 전력 수요 증가 상황에 따른 수혜를 온전히 누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독보적인 강점이 있다.
더불어 ESS 제어 및 전력거래 지원을 위해 이 회사만의 독점적인 소프트웨어와 함께 제공한다는 점에서 설치-발전-잉여전력 판매 등 ESS 시장의 구조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선영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
*유안타증권 보고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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