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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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후보직 사퇴로 최근 자본시장을 움직인 '트럼프 트레이드'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로 투자자들은 '트럼프 트레이드'에 대한 베팅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트레이드'란 공화당 대선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미국의 재정 및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채권금리 상승 등에 베팅하는 현상을 말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시 집권 시 세율을 낮춰 기업 이익을 높이고 재정지출은 늘려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재정지출이 늘어나 적자가 심해지면 정부는 국채를 발행해 이를 채우고, 국채 발행 증가는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지난달 미국 대선후보 토론회 이후 바이든의 패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트럼프 트레이드는 가속돼 왔다.

특히 미국 국채 시장에서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장기 국채 금리가 잠시 상승세를 보인 것. 이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과 재정 확장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믿음이 확인되는 움직임이었다.

실제 월스트리저널(WSJ)이 기업과 월가 및 학계에서 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6%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미국 물가상승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답했다.

하지만 오늘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에서 물러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기로 전격 결정하면서 자본시장에서는 트럼프 트레이드 베팅이 약화하고 있다.

뉴욕 뉴에지 웰스의 카메론 도슨 최고정보책임자(CIO)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다소 약화될 것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시장은 민주당 후보가 명확히 누가 될지를 기다릴 것이며, 그때가 바로 트럼프 트레이드와 다른 시장 움직임이 반전되는 때일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또 공화당이 의회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것보다 민주당과 나누어 승리하는 경우 과도한 재정 부양책의 위험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웰링턴 매니지먼트 컴퍼니의 브리즈 쿠라나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바이든의 사퇴는 민주당이 의회에서 적어도 한 곳을 장악할 가능성을 높인다"면서 "이렇게 의회 권력이 나뉜다면 채권 금리는 지금보다 훨씬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제이미 콕스 관리 이사도 "앞으로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은 그러나 선거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시장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봤다.

볼빈 웰스 매니지먼트의 지나 볼빈 대표는 "바이든의 하차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나타난 것"이라며 "이는 뒤늦게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