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0조357억원, 영업손실 342억원
분기 매출, 처음으로 10조원 돌파

파페치 영업손실·공정위 과징금 추정치 등
영업이익에 반영…8개분기 만의 적자전환

재무건전성·수익성 나타내는 지표 개선
현금 및 현금성 자산 55억3600만달러 기록

쿠팡, 2분기 영업적자 342억원…매출은 '첫 10조' 돌파
쿠팡이 올해 2분기 매출 10조357억원과 영업손실 342억원을 기록했다. 쿠팡이 분기 매출 1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파페치의 영업손실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추정치가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 분기 매출 10조 돌파쿠팡Inc가 7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2분기 매출은 전년(58억3788만달러)과 비교해 30% 늘어난 10조357억원(73억2300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370.44원)을 기록했다.

파페치 2분기 매출(6304억원·4억6000만달러)을 제외한 쿠팡 매출은 9조40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23%다.

다만, 영업손실은 342억원(2500만달러)으로, 2022년 3분기 첫 영업흑자(1037억원)를 낸 이후 8분기 만의 적자전환이다. 쿠팡은 지난 2022년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7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내왔다. 지난해 2분기는 1940억원(1억4764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냈다. 쿠팡의 당기순손실은 1438억원(1억500만달러)이다.

쿠팡은 “파페치 영업 손실과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로 부과될 과징금 추정치인 1억2100만달러(약 1630억원)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과징금 추정치는 이번 실적에서 판매관리비 부문에 반영됐다. 만약 파페치와 공정위 과징금 추정액을 제외했다면 이번 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이 약 1억2400만달러(약 1699억원)에 이르렀을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 2분기 영업적자 342억원…매출은 '첫 10조' 돌파
◆ 활성고객 또 늘었다실생활에서 쿠팡을 사용하는 고객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쿠팡의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활성고객 수는 2170만명으로, 전년(1940만명) 대비 12% 증가했다.

1인당 고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늘어난 42만3400원(309달러)다. 프로덕트 커머스의 2분기 매출은 8조8132억원(64억3100만달러)으로 전년 2분기(7조4694억원) 대비 18% 성장했다.

대만·쿠팡이츠·파페치 등 성장사업(developing offering) 부문의 2분기 매출은 1조2224억원(8억9200만달러)이다. 성장사업의 조정 에비타(EBITDA·상각전 영업이익) 손실은 2740억원(2억달러)로, 파페치로 인한 손실(3100만달러) 포함된다.

그러나 쿠팡의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더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쿠팡의 매출 총이익은 전년 2분기 대비 41% 성장한 21억4200만달러(2조9354억원), 총이익률은 29.3%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지난 12개월 누적 기준 영업 현금흐름은 22억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억5000만달러 늘었고, 잉여현금흐름도 15억달러 규모로 같은 기간 4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쿠팡의 2분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5억3600만달러(7조5867억원)으로 지난해 말(52억4300만달러) 대비 늘었다.
쿠팡, 2분기 영업적자 342억원…매출은 '첫 10조' 돌파
◆ 김범석 "소상공인과 같이 성장, 갈 길 멀다"김범석 쿠팡 창업자겸 이사회 의장은 실적 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세계 최고의 리테일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다년간의 투자와 혁신에 힘입어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최저 가격으로 뛰어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성장과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 의장은 혁신과 투자로 쿠팡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덕트 커머스의 활성 고객 수(2170만명)는 전년 대비 12% 늘어났다”며 “가장 오래된 고객 집단(코호트)을 포함한 고객들이 계속해서 소비를 늘리고 있다. 미래 성장 기회가 무궁무진하며 아직도 개발되지 않은 부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체 5600억달러 규모의 고도로 세분화된 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의 점유율은 매우 작고, 여정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프로덕트 커머스 사업에 대한 역대급 규모 투자가 한때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매 분기마다 확고한 성장과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로켓그로스(FLC)를 포함한 마켓플레이스(3P) 비즈니스가 전체 사업의 성장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판매자 수 증가세도 1P보다 빠르고, 한국 전체 리테일 시장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로켓그로스(판매자 로켓배송) 사업을 시작한 판매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0%, 전분기 대비 25% 늘어났다.

마켓플레이스의 성장은 중소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김 의장은 “2020년 이후 9000개가 넘는 소상공인(연매출 30억원 이하) 업체들이 소상공인 신분을 벗어나 사업을 크게 키우도록 도왔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성장사업 부문의 가파른 상승세는 고무적이다. 그는 “와우 멤버십에 무료 배달 프로그램을 실시한 이후 고객 유입이 꾸준히 상승 궤도를 달리고 있다”며 “쿠팡이츠 입점 식당들의 거래량이 3개월 만에 평균 30% 가까이 증가하는 등 이츠 성장에 입점업체도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사업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김 의장은 “대만의 잠재력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도 확신하고 있다”며 “한국 고객과 동일하게 대만 고객들에게도 트레이드오프(tradeoff·양자택일) 관계를 타파해 신뢰와 충성도를 얻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상품은 대만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수만개의 한국 기업이 대만 소비자에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기업의 대만 판매량이 전년 대비 3배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파페치는 연말까지 조정 에비타(EBITDA) 흑자에 근접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올해 목표 달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