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티몬·위메프 사태 보면서 위기 의식 느껴”
4대 보험 체납·협력업체 대금 지급도 부담 주장
2020년 175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에도 자본잠식 빠져
지난해 당기순손실 60억원 기록
워시스왓 측 “올 하반기 투자 유치 예정···올 연말 자금 문제 해결”
<끝까지 간다> 제보창을 찾은 제보자 ㄱ씨는 현재 워시스왓이 두 달째 4대 보험 체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금난으로 인해 물류비, 자재비용 등에 대한 대금 지급을 연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ㄱ씨는 “현재 4대 보험 납부가 두 달째 미뤄지고 있는데, 이러다 월급도 못 받을까 불안하다”면서 “티몬, 위메프 사태를 보면서 남의 일 같지 않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워시스왓은 ‘4대 보험 체납 관련 안내’라는 제목으로 임직원들에게 공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공지에는 “체납사실에 대해 우편물로 통지받으신 분들이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존에 이미 1개월 체납이 있었고, 기 공지된 대로 최근 6월에 미납을 하며 2개월분으로 체납이 늘었다”고 적었다.
이어 “3개월분 체납이 되지 않도록 7월에는 일단 1개월분 납부를 할 예정”이라면서 “현재의 자금사정은 8월말 이후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체납분에 대해 순차적으로 납부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했다. 제보자는 직원들의 4대 보험 체납 외에도 협력업체 대금 지급 연기도 주장했다.
ㄱ씨는 “운송을 맡고 있는 OO업체, 보관업체인 OOO, OOOOO 등 협력업체 대금 지급을 지연하거나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워시스왓 측은 “두 달 후 정산 등에 관한 논의가 있었으나 업체 측에서 힘들다고 해 현재 체납 없이 정상 지급 중”이라고 반박했다.
또 4대 보험 미납에 대해서는 “2개월 분에 대한 미지급 건이 있으나 매월 1개월치 씩 납부 중”이라면서 “올해 12월까지 모두 정상 납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시리즈B’ 175억원 투자 받았던 워시스왓쿠팡 초창기 멤버였던 예상욱·남궁진아 공동대표가 2015년에 설립한 워시스왓은 새벽에 옷을 수거해 이틀 뒤 문 앞에 세탁된 옷을 배송해주는 비대면 세탁 서비스로 창업 초기부터 각광받았다. 창업 이후 연평균 200% 성장률을 기록하며 서울 일부지역에서 출발한 서비스가 경기, 대전·세종 등으로 확장했다.
창업 5년 차였던 2020년 한 차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던 워시스왓은 이듬해 UTC인베스트먼트, 기업은행, KB증권, ES인베스터, T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75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회생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투자 이듬해부터 적자를 기록한 워시스왓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60억원을 기록하면서 여전히 자금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본 여력이 안 되는 상태에서 금천 제1공장에 이어 경기도 양주 스마트팩토리 증설을 무리하게 추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투자 환경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추가 투자 계획도 물거품이 돼 올 초 서비스 질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두 달째 배송지연·고객센터 마비에 고객들 분통
적자의 늪에 빠진 워시스왓은 올 4월 한 차례 홍역을 겪기도 했다.
세탁특공대 서비스를 이용했던 소비자들이 수개월 째 맡긴 옷을 제때 받지 못하거나, 옷이 손상된 채 배송을 받거나 오배송 등의 피해 사례가 쏟아졌다.
세탁특공대 서비스를 이용했던 한 고객은 “당시 맡겼던 옷을 두 달 째 받지 못했다”면서 “고객센터에 몇 차례 전화했지만 안내를 받을 수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올 4월 한 달 간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세탁특공대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만 238건이 접수됐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세탁특공대 측에 피해 보상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워시스왓은 “겨울철 물량이 쏟아지는 걸 예측하지 못해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이번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 고퀄리티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다짐했다.
얼어붙는 벤처투자 시장···존폐 위기 겪는 스타트업자금난에 허덕이는 스타트업은 비단 워시스왓만의 문제는 아니다. 벤처투자 시장의 냉각기가 장기화되면서 하나 둘씩 문을 닫는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달 벤처 투자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투자 유치 이력이 있는 스타트업 중 올 상반기 폐업한 곳이 68곳으로 집계됐다. 2022년 상반기 35곳, 2023년 상반기 54곳에 비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업계 상위권을 다투던 티몬·위메프를 비롯해 알렛츠 역시 파산을 겪으면서 줄폐업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워시스왓 측에 따르면 “올 하반기 추가 투자를 준비 중”이라면서 “투자 유치가 완료되면 현재 금전적인 문제는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홍민의 끝까지 간다]는 억울하고 불합리한 일을 겪고 있는 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 끝까지 취재해 세상에 알리겠습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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